황달 증세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주부 이 모씨(56세). 독성간염으로 인해 간이식을 받아야할 만큼 간 손상이 심각했다. 이 씨의 독성간염 원인은 놀랍게도 원인 불명의 피부질환 때문에 복용했던 봉삼이었다. 주변에서 봉삼의 효능을 듣고 2개월 간 봉삼 다린 물을 하루 2~3회 복용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이씨는 최근 딸에게 간을 이식받고 회복 중이다.
이같이 무분별한 봉삼(백선) 복용으로 인한 독성간염 사례가 늘고 있어, 봉삼에 대한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학계에서만도 30건 이상이 봉삼으로 인한 간 독성 사례가 보고되어 있으나, 봉삼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봉삼을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 분당서울대병원이 무분별한 봉삼(백선) 복용으로 인한 독성간염 사례가 늘고 있어, 봉삼에 대한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 따라 무분별한 복용에 대한 자제를 권고했다. ©성남투데이 | |
전설의 약재로 알려진 봉삼은 알레르기 비염, 기침, 천식, 간염 등에 효능이 있는 이른바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매우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약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고 있는 봉삼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백선(Dictamnus dasycarpus)이라는 약재이며 약재 시장이나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심지어 직접 산에서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봉삼, 즉 백선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손쉬운 접근으로 인해 봉삼에 의한 독성간염 사례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관련 학계에서는 봉삼의 무분별한 복용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봉삼에 의한 독성간염은 나이, 성별, 복용량, 복용방법과 무관하게 찾아오며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 장기간 복용 후 황달이나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복용을 중단한 후에 간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간부전이 진행되어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그 위험성이 매우 심각하므로 전문의들은 봉삼 복용의 무조건적인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는 “무엇보다 봉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인터넷이나 입소문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전달되어 심한 간염이 유발된 후 안타깝게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봉삼 복용에 의한 독성간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나 그 위험성이 알려진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므로 올바른 내용의 홍보가 절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