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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발계획, 책임질테면 해봐!"

"현실성 없는 도시기본계획 추진 중단을!"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7/06 [23:58]

"대규모 개발계획, 책임질테면 해봐!"

"현실성 없는 도시기본계획 추진 중단을!"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7/06 [23:58]
성남시가 도시기본계획변경안 주민공람과 주민공청회 당시 감추어 두었던 대규모 개발계획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자 시의원들이 심각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개발중심이 아니라 관리중심이라는 공식적인 시의 입장표명과는 달리 실제로는 대규모 개발계획들이 포함된 개발중심인데다가 '밀실에서 개발을 개발로 그린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 때문이다.
▲시의회 보고시 시가 밝힌 율동 위락단지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담긴 도시기본구상도.     ©우리뉴스

이처럼 시의원들이 도시계획기본변경안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은 시가 공식적으로는 아직은 단순한 구상에 불과하다고 하면서도 시의회 보고를 통해 실제로는 시의원들조차 알지 못하는 상당히 구체적인 개발내용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의 주요 정책들을 최종 결정하는 시의원들조차 시민사회의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데다가 될 지 안될 지도 모르는 황당한 대규모 개발계획들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은 물론 자칫 이대엽호 성남시가 성남의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그르칠 수 있다는 깊은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6일 성남시는 김대연 도시과장을 통해 2020년 도시기본계획변경안에 대한 시의회 보고를 통해 그간 언론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온 대규모 개발계획들을 쏟아냈다. 이날 시가 쏟아낸 대표적인 대규모 개발계획으로는 유원지 신설이라는 이름 하에 30만평 율동 종합레포츠 영상단지, 26만평 18홀 규모의 금곡동 골프장, 18만평의 탄천변 체육공원을 비롯해 대장동 신도시, 둔전동 신도시, 남서울묘지 확장 등이다.

시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도시건설위원회 의원들은 발끈했다. 그 바탕에는 주민대표인 시의원들에 대해 '너희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식의 시의원 무시는 물론 시가 만들어 놓은 그 떡은 '개떡'이라는 강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홍용기 의원.     © 우리뉴스
홍용기 의원은 "성남시도시기본계획인지, 개인의 영리장사를 위한 도시계획인지 모르겠다"며 "결코 성남시민을 위한 도시계획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홍 의원은 율동 유원지 신설에 대해 "왜 계획된 신도시 분당의 쾌적한 환경을 파괴하느냐"며 "다른 지자체에서 다한 것을 뭐 하러 하냐"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주5일제 및 분당주민들의 사회적 욕구를 반영했다는 금곡동 골프장에 대해 "분당사람들은 다 알아서 골프장 찾아간다"며 "분당에서 30분 거리 이내에 골프장이 20개나 되는 데 시가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서울공항 이전과 맞물려 있는 둔전동 신도시에 대해서도 "서울공항 이전이 언제일지 모르는 판에 시가 둔전동 신도시 발표하니까 인근 산을 600명이 자기 땅이 어딘지도 모르고 땅을 샀다"며 "시가 부동산투기를 조장한다"고 질책했다.

홍 의원은 "시가 현실성 없는 도시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제발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말고 시민의 의견에 귀 귀울이면서 일 좀 제대로 하라"고 질타했다.

▲홍준기 의원.     © 우리뉴스
홍준기 의원도 적극 반론을 폈다. 홍 의원은 "전부 분당 쪽에 하겠다는 것 투성이고 도대체 구시가지 재개발은 하겠다는 것이냐 말겠다는 것이냐!"며 발끈했다. 이어 홍 의원은 남서울묘지공원 확장, 여수동 행정타운 조성에 따른 시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장대훈 의원은 홍용기 의원이 지적한 부동산 투기 우려에 대해 시의 대책을 따져물었다. 그러나 김대연 도시과장은 "건교부로부터 도시기본계획 승인 전에는 어떠한 행위제한도 어렵다"는 답변을 해 시가 도시기본계획변경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는 판단을 가능케 했다.

장 의원은 탄천변 체육공원에 대해 "18만평이나 되는 사유지를 공시지가 7,80만원으로 시가 매입한다고 하면 도대체 돈이 얼마냐!"며 "투자에 비해 타당성, 경제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장대훈 의원.     © 우리뉴스
장의원은 또 율동공원 유원지 신설에 대해 "유원지 시설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을 던져 김대연 도시과장으로부터 "현재로선 프로그램이 없고, 건교부에서 반영되면 부서(문화예술과)에서 짤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김유석 의원은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시가 주민공람과 주민공청회를 투명하게 하지 않았고 관리중심이라는 공식적인 언명과는 달리 개발중심이기 때문"이라며 "시의회 의견청취를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오인석 의원은 "시장 바뀌면 도시기본계획 또 바뀐다"며 "2020년까지 이대엽 시장을 모시자"고 말해 도시건설위 의원들의 개운치 못한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시의회 보고를 통해 시가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계획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의원들 사이에선 너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식의 시의 시의원 무시에 대한 불쾌한 기류가 역력했다. 또 시의 그 떡이 될 지 안될지 모르는 개떡에 불과하는 발언들도 많이 나왔다.

▲오인석 의원.     © 우리뉴스
시의원들이 시의 대규모 개발계획들에 대해 적극 반론과 질책을 가한 것도 '누가 구경만 하겠느냐', '누가 믿고 따르겠느냐'는 강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용기 의원은 시의 도시기본계획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유석 의원은 아예 의견청취를 받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일부 의원들은 아는 만큼 일부 개발계획들에 대해 적극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대연 도시과장은 도시기본계획은 성남시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의원들은 시민사회의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시의 일방적인 추진에 강한 의혹을 표시했다. 또 도시기본계획은 단순한 구상이라는 김 도시과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상당히 구체적인 개발계획들이 쏟아져 나와 의원들은 시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도시건설위에서 다루지는 못했으나 시의 대규모 개발계획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앙정부가 지속적으로 거부해온 여수동 행정타운의 경우, 시의 논리는 구시가지, 분당, 판교의 공간적 연계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논리는 현실적으로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 및 공기업 이전을 반대할 수 없게 하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또 현 시청사 활용방안도 수립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시청사 이전이 구시가지에 미칠 심대한 사회경제적, 문화적 영향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런 공식논의가 없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율동공원 종합레포츠 영상단지의 경우, 과거 시가 공식적으로 밝혀온 영상단지에 이번에 새롭게 '종합레포츠'가 추가되어 사실은 그간 내용도 없이 추진해온 영상단지를 명분으로 내용적으로는 30만평의 녹지를 파괴해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하려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6만평에 이르는 남서울공원묘지 확장 역시 시는 매장묘가 아닌 납골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곳은 이미 도시계획에 편입된 공원묘지 가운데 올해 초 8천여평의 묘지 확장을 허가해준 바 있다. 가뜩이나 74년 조성 이래 잦은 도시계획 변경으로 처음보다 6배나 묘지 면적이 커졌는 데도 시가 다시 또 도시계획에 6만평의 공원묘지 확장을 반영한다는 것은 특혜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이날 시가 시의회 보고를 통해 밝힌 대규모 개뱔계획들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가 추진하는 어떠한 개발계획이든 시민사회의 공론화를 거쳐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책실명제 시대에 맞게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도시기본계획에 포함시킨 공직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성남시 재개발 및 서울공항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5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가 추진하는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이 사실은 이대엽호 민선 3기 시정계획을 합리화하기 위한 관 중심의 일방적, 단발적인 2006년 도시기본계획안에 불과해 자칫 성남시를 망칠 수도 있다는 비판을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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