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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장, 영원히 잘 나가라!"

[분다리의 세상읽기] 미스코리아 성남시 홍보대사 딴죽걸기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7/18 [23:55]

"한 국장, 영원히 잘 나가라!"

[분다리의 세상읽기] 미스코리아 성남시 홍보대사 딴죽걸기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7/18 [23:55]
"콘돔 쓰는 동성애자와 콘돔 쓰지 않는 이성애자 중 후자가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 어디 가나 콘돔을 사용해야한다고 전파하고 다니지만 에이즈 퇴치 홍보대사로 임명을 안해준다."
 
한 때 잘 나가는 '날라리'였다가 이른바 커밍아웃을 통해 성적소수자의 인권운동을 펼쳐온 동성애자 홍석천이 최근 경원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소신에 찬 활동과 희망을 유쾌하게 전달하는 그 친구, 아주 멋있다.
 
이런 홍석천을 한국에이즈퇴치협회에서 아직도 홍보대사로 모시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직무유기가 아닌가 싶다. 단지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그는 에이즈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홍보대사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른 현실을 들여다보자. 연예인들, 그리고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각종 행사나 기관, 단체의 홍보대사를 맡는 현실 말이다. 연예인들, 미스코리아 출신들에게 홍보대사를 맡기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들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원초적으로 이미지와 실재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대를 뛰어넘어 모든 '우상체제'는 이 혼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부추기는 특징을 공통으로 갖는다. 특히 고도로 진전된 자본주의는 이미지가 모사가 아닌 그 자체로 자신의 세계를 구성, 원형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이런 양상은 점점 극대화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반성적인 삶의 체험으로부터 살아있는 인간 자신이 이미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미지에 예속되는 일이 빈번하다. 바로 이미지가 지시하는 것, 원형과 분리된 이미지의 세계를 욕망하는 노예가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미지를 읽어볼 수 있다면, 그 이미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침을 뱉는 일이다. 이런 비판은 동시에 제 삶으로 걸음을 되돌려 반성적 체험과 살아 있는 자신이 지시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 비키니 일광욕장 개장식에서 이 시장 바로 옆에서 테이프 컷팅하는 쭈쭈빵빵 성남시 홍보대사. 누구 딸이래...     ©우리뉴스

성남시가 미스코리아 출신을 홍보대사로 삼아 이른바 비키니 일광욕장 개장식날 선을 보인 것은 가히 침을 뱉을만한 일이다. 앞에서 지적한 관점을 전제로 좀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보자.  
 
첫째, 이른바 '몸짱'과 '얼짱'으로 요약되는 미스코리아는 삶의 체험을 소중히 하는 여성들 사이에선 성의 상품화, 여성미의 획일화라는 안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한마디로 미스코리아는 여성미의 다양성을 획일화하고 이를 통해 여성을 상품화, 불구화하는 데 앞장서는 여성이미지라는 것이다.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안티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열린 것이나 올해 4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공영방송으로 생중계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안티의식이 사회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 미스코리아 출신의 홍보대사는 이런 의식과 사회적 힘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둘째, 시의 홍보전략이 한마디로 유치찬란하다. 홍보와 유사한 광고의 어법을  빌리자면 구매자들은 이른바 '속보이는' 광고에 넌더리를 친다. 속보이는 광고란 구매자에게 거짓말, 거짓이미지로 주입시키는, 그렇고 그런 광고를 말한다. 이런 넌더리 현상은, 특히 광고 빠꼼이로 불리며 광고 자체를 즐기는 젊은층으로 가면 아주 심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광고는 지금 삶의 체험무대인 일상의 수준으로 내려오는 중이다. 이른바 '안티광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예컨대 반반한 얼굴과 늘씬하고 쭈쭈빵빵한 미스코리아 출신이 아닌 건강한 맨얼굴, 재치와 재주를 가진 여성이 광고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시의 홍보대사라면 시 홍보의 내용과 질을 전제로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 성남이라는 지역사회가 가진 자산에 대한 평가나 도시경영의 방향도 따져보고, 성남브랜드라는 차원에서 걸맞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짱, 얼짱으로 드러나는 미스코리아는 결코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
 
셋째, 이대엽 시장 아래서 이른바 잘 나가는 공무원, 실세중의 실세 공무원의 딸이라는 점이다. 그 미스코리아는 비서실장 출신의 한창구 행정기획국장의 딸이다. '어찌 에비가 공직에 있으면서 딸자식을 시 홍보대사로 삼느냐'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공무원들은 씁쓰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 시장에 대한 충성이 가관이 아니라는 소리도 들려온다.
 
부모된 도리로서 딸자식의 건강한 사회적 성장을 돕고 싶다면 한 국장이 오히려 시 홍보대사가 아닌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설령 주변에서 시 홍보대사를 권했다고 해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거절함이 공직자로서 마땅한 도리라는 지적이다.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다. 취재에 난색을 표하는 공보담당관실의 태도도 여간 꼴불견이 아니다.
 
지난 7월 1일 이 시장의 야심작 비키니 일광욕장 및 수경분수가 개장하던 날이다. 동원군중들이 가득찬 관변행사에서 시홍보대사인 한 국장의 딸은 얼짱과 몸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수시로 그녀를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훑어보거나, 누가 볼새라 요모조모 훔쳐보는 재미(?)를 만끽했다. 
 
그러나 몹시 불쾌하다. 획일화된 여성이미지를 활용한 시의 유치찬란한 홍보발상도 그렇고 앞뒤 이목을 가리지 않는 한 실세공무원의, 무지에 가까운 딸자식 내세우기가 아니꼽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그 양반을 위해 한마디 해두자.
 
"한 국장, 잘 나간다! 영원히 잘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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