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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위기, 희망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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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위기, 희망은 있는가?

[황규식의 세상보기] 이재명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황규식 | 기사입력 2005/08/29 [00:58]

시민운동의 위기, 희망은 있는가?

[황규식의 세상보기] 이재명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황규식 | 입력 : 2005/08/29 [00:58]
지난 화요일 희망21의 유력한 시장후보였던 이재명 변호사가 열린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것을 보도한 인터넷신문기사에는 지지와 비판의 리플이 수십개 달렸다. 또한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시민단체인 희망21과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의 인터넷게시판에도 입당에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회원들에게 밝혔다. 역시 거기에도 찬반의 댓글은 무성했다. 거의 융단폭격이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필자의 심정은 복잡하다 못해 착잡해졌다. 한 개인이 그가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든 간에 그것은 전적으로 그의 자유다. 그러나 평범한 개인이 아닌 유명한 시민운동가였던 이재명 그가 이제 정치인이 되었기 때문에  시민운동영역은 복잡한 기류에 휩싸이게 되었다.  지금 그의 정치가로서의 변신과 열린우리당 입당을 놓고 사람들은 제마다 자기처지와 입장에서 지지와 비판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필자 또한 그 시끄러움에 한 숟가락을 보태지 않을 수 없다. 양해하기 바란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황규식 기획위원장.     © 성남투데이
우선, 기존의 시민운동을 폄하하거나 그 위상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시민운동가에서 지방자치활동가로, 비판에서 참여로 가기위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고 하였다. 그는 그동안의 감시비판활동의 무력함을 설명하고 오히려 지방자치가 퇴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직접참여를 강조하다보니 지난날의 활동을 부정하고 권력감시와 비판견제를 주로 하는 시민단체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오랜 시간의 고민과 치열한 논쟁 속에 만들어낸 ‘선거에의 직접참여’라는 결정을 퇴색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시민사회영역에서 선거에서의 직접 참여라는 결정을 하게 된 것에는 역할 분담을 통해 지방자치를 보다 확고히 하려는 것이지 기존의 활동을 부정하고 직접참여만이 최선이고 올바르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민단체는 지금도 필요하고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다. 설사 이재명변호사가 시장에 당선된다 할지라도 그의 권력행위는 일거수일투족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시민단체는 그렇게 무력하지 않다. 시민의 요구에 근거해서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은 무력하지 않다. 전북 부안군민을 보라. 지방권력 뿐만 아니라 중앙권력에 맞서서 그들은 승리하였다. 오직 엘리트중심 시민운동, 시민없는 시민운동이 무력할 뿐이다. 그간의 성남지역의 시민운동은 그 양면성을 다 내포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시민운동가로서의 일관성을 주문하고 싶다. 그동안 풀뿌리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주민자치운동진영은 끊임없이 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배제를 주장하였고, 주민투표제 및 주민소환제 등의 제도개선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주민투표제가 입법화되었고, 열린우리당이 정당공천배제라는 당론을 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번 선거법개정은 2006년 지방자치선거의 패배를 두려워하는 열린우리당의 주도하에 이루어 졌다. 이는 분명 기존 열린우리당의 당론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풀뿌리 자치운동세력들의 주장과도 상치되는 것이었다. 진정한  시민운동가 아니 지방자치활동가라면 열린우리당의 배신을 성토하고 정당공천배제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희망21을 주도적으로 조직하였다면 그 목적에 충실하게 활동하는 일관성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렵지만 바르게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무소속 시민후보로 시장에 출마하거나 시의원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재명 변호사는 지방자치 정책의 일관성도 없고 철학도 빈곤한 열린우리당에 들어가면서 지방자치에 기여할 가장 합리적인 정당이기에 가입한다고 변을 토하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시민운동영역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달라는 것이다. 그래 이것은 부탁이다. 어제 까지 시민운동가였던 그에게, 오늘도 부족함이 많지만 시민운동가인 필자가 부탁하는 것이다. 이재명 변호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함으로써 그가 몸담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이상기류에 휩싸이게 되었다. 오랫동안 비판과 감시활동의 선봉에 서왔던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구 성남시민모임)는 이재명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즉 열린우리당 정치인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로 오인받게 생겼고,  주민들의 생활자치네트워크를 통한 지방권력 교체를 희망하였던 희망21은 그 정체성의 혼란과 더불어 공중분해 되게 생겼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소망한다. 권력감시와 비판을 주로 해왔던 성남참여자치연대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하지 않아야 된다고 본다. 물론 회원 개개인이 우리당을 지지하건 민노당을 지지하건 한나라당을 지지하건 간에 그것은 자유의지이다. 그리고 희망21은 이제 그 애매한 이중성을 벗어야 된다고 본다. 이재명 변호사를 지지하기 위해 가입한 회원들은 그를 따라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하여 그 당의 당원, 당조직으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지 않고 시민세력의 독자적 자치후보를 꿈꾸었던 세력들은 성남자치연대와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다시말해 희망21은 더 이상 생활자치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의 외피를 쓰지 말고 순리대로 분화되어 나가야 된다고 본다.

어제의 시민운동가였던 이재명 변호사는 이제 정치인이다. 그가 아무리 지방자치활동가를 자처해도 그는 열린우리당의 시장후보가 되어서 본선에서 당선되고자 하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인이다. 그가 하는 모든 행보는 시장당선을 위한 정치인으로서 정치행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존의 시민단체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몸담았던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당선되기 위해서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그의 주장을 추호도 부인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을 개혁하여 지방자치정당으로 만들고 시장이 되어서도 지방자치활동가로서 실천하겠다는 그의 신념과 의지를 높이 존중한다. 그리고 그것이 꼭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길이 가장 어려운 길로의 선택임에는 동의할 수 없다. 경기도 K시에서는 여전히 무소속 시장후보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외의 많은 지역에서는 무소속 시의원 후보들이 준비 중에 있다. 그들 앞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었노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필자는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를 존경한다. 그는 세 번이나 떨어졌지만 그가 속한 조직이나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더디 가더라도 바르게 가는 것이 진정한 승리이며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작금의 지역상황은 시민운동의 위기다. 훗날의 역사가가 어떻게 평가할 지 자못 궁금해진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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