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2일 등록되지 않은 선거사무원에게 1천여만 원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한나라당 성남시장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갑자기 후보를 사퇴했던 이관용(57)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이 씨와 선거본부 조직국장과 자금관리책 등 이 씨의 선거대책본부 간부 2명을 같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성남시장 후보 불출마를 대가로 상대 후보에게서 5억 7천여 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모 씨와 이 씨의 측근 2명 등 3명을 임의동행 형태로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선거사무원 김모(30)씨에게 선거운동 수고비 명목으로 1천만 원을 준 혐의를 발견하고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선거사무원에게는 수당과 실비만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이 씨 등은 이달 중순경 등록되지도 않은 선거사무원 김모 씨에게 선거운동 수고비 명목으로 1천만 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들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이씨 경선 상대후보의 핵심참모 인물인 조카 이모씨가 이관용씨에게 불출마 대가로 수억 원을 건넸다는 제보에 따라 이 씨 등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한 뒤 이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 씨가 불출마를 대가로 한나라당 성남시장 특정후보 측에게서 이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씨가 선거사무원에게 거액을 제공한 이유와 자금 출처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대엽 시장후보 2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제 주변의 어떤 인물도 이씨를 사퇴시키기 위해 단 한번도 전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며 “공권력을 앞세운 야당 후보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또 “정확한 사실관계 입증을 위해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 등 3자 대면을 수사기관에 요구한다”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금품수수과정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이 시장 주변인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추가 집행하는 한편 전원 소환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여서 경찰의 수사결과가 향후 5.31 성남시장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