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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게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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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게 전부?

〔벼리의 돋보기〕후보 이미지 진짜냐, 가짜냐?

벼리 | 기사입력 2006/05/27 [07:54]

보이는 게 전부?

〔벼리의 돋보기〕후보 이미지 진짜냐, 가짜냐?

벼리 | 입력 : 2006/05/27 [07:54]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갖은 애를 쓴다. 이미지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현수막, 선거홍보물, 미디어, 유세에 등장하는 후보의 얼굴과 포즈, 패션에서 금방 드러난다. 몸에 익지 않은 ‘땐스’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유권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은 얼굴에 집중된다. 현수막, 선거홍보물을 통한 후보의 얼굴은 잡티나 주름 하나 없는 흰 벽,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검은 두 구멍으로 사람을 유혹한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보는 것일까.

조심하라. 그 얼굴은 가짜다. 그 사람의 얼굴이 결코 아니다. 얼굴이 아닌 얼굴기계다. 디지털 리터치 기술인 일명 ‘뽀샵’이라 부르는 포토샵을 통해 완전히 조작된 얼굴이기 때문이다. 뽀샵은 희거나 검은 것을 선명하게 만들어 얼굴을 재창조한다. 그것은 조작 따라서 눈속임을 위한 기제다.

흰 벽, 검은 구멍이라는 얼굴기계가 얼굴을 대체하게 된 것은 상업적인 이미지가 정치적인 이미지를 잠식한 결과다. 정치에 대한 자본의 승리? 그런 면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천박성이다. 돈이라면 환장하는 얕은 자본주의와 원칙 없는 부실한 삼류정치가 주거니 받거니 놀아나는 것이다.

포토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는 리얼한 이미지들과 달리 상업적인 이미지에서 얼굴은 도착된 시선을 요구한다. 열린, 다양한 해석이 아니라 고정된 해석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시선의 주체들을 얼치기로 만들기 위해서다.

게다가 후보들의 얼굴기계는 돌덩어리처럼 굳어 있는 경우도 많다. 얼굴기계가 권력의 상징, 권력의 코드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성세대가 관상을 중시하는 풍토에 기생한다. 젊은 애들이 유행이나 자기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과는 다르다.

후보들의 얼굴기계는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다. 거기엔 반드시 예컨대 소신, 청렴, 봉사 따위의 인물의 컨셉트가 있다. 인물의 컨셉트 자체는 부정될 게 아니다. 추상적인 인물의 컨셉트를 인물의 이미지로 전달하는 얼굴기계가 인물의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사실 아닌 것과 사실의 괴리, 거짓과 진실의 괴리라는 문제다. 뽀샵과 같은 디지털 리터치는 인물의 흔적만을 남길 뿐 이미지로 말하는 모든 것을 완전히 조작해서 실제보다 더 실제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이 감추어지거나 흐려진, 다만 가상 곧 ‘거짓 형상’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해석하려는 주체의 ‘시선의 권리’는 사실상 박탈당한다. 사실 아닌 것은 사실이 되고 거짓은 진실로 둔갑한다. 언듯 코드 없는 메시지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명확히 코드화된 이미지와 공존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만다.

후보들의 이미지는 보여지기 위한 것일 뿐, 보는 것이 아니다. 보여지는 것이 사실이며 진실이라는 ‘확증의 권위’라는 신화에 기대고 있지만, 실은 조작된 것이다. 코드없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지만, 실은 코드화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얼굴의 예를 들어 말하면 ‘가릴 수 없는 노출’이 아니다. 그의 개성도 아니다. 현실과 분리되고 삶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의 변화, 삶의 역동성과도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잘 생긴 꽃미남, 꽃미녀를 선발하기 위해 선거를 치루는 것은 아니다. 권력적 위엄에 그저 한표 행사하고 마는 수동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선거를 치루는 것도 아니다. 가려볼 줄 알아야 한다. 침을 뱉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과 만나는 삶의 현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얼굴을 찾아야 한다.

보여지는 것은 전부가 아니라 극히 일부이다. 나아가 그 틈을 비집거나 배후에서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는 천의 눈이 필요하다. 천의 표정을 가진 것이 얼굴이 아닌가. 시선의 권리란 관조가 아니라 의지에 있다. 이미지의 홍수를 비집고 들어가 어딘가 파묻혀 있을 ‘진정성’을 찾아보자. 그렇지 않는다면?

‘시선의 유토피아는 시선의 지옥과 이웃해 있다.’(장 프랑소와 존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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