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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일깨우는 말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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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일깨우는 말이 듣고 싶다

〔벼리의 돋보기〕대통령 자질과 말

벼리 | 기사입력 2007/09/21 [01:23]

시대를 일깨우는 말이 듣고 싶다

〔벼리의 돋보기〕대통령 자질과 말

벼리 | 입력 : 2007/09/21 [01:23]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한 마디로 ‘정신 나간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신 나간 말들은 우리들이 기대할 수 있고 기대되기도 하는 대통령감의 이미지가 결코 아니다. 그야말로 대통령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어떤 ‘우스꽝스러운’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정신 나간 말들은 크게 세 가지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막말이 그 첫째, 기대되는 대통령감으로서의 철학이 갖춰졌는지 의심되는 발언이 그 둘째, 말바꾸기가 그 셋째다. 이만하면 정신 나간 말이라 볼 만하지 않은가.

▲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이명박 후보     ©성남투데이

우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막말들. ‘장애아 낙태’, ‘살짝 한물 가신 분들’ 발언이 그렇고, 박근혜 전 대표와 경쟁할 때는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는 발언으로 한나라당에서조차 충격을 줬다. 최근 ‘맛사지걸’로 다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사회적 약자들이란 곧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이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감이라면 마땅히 정책적 대응 이전에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문제로서 파악하고 문제에 대한 자기생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막말은 전제의 부재다. 전제의 부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설령 그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그것은 그의 것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대통령감으로서의 철학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심되는 발언으로는 ‘광주사태’, ‘부마사태’ 발언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여기엔 5·18 묘역에서 파안대소를 하고 상판을 밟은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다. 이런 ‘탈역사적인’ 발언들에서는 권력기구들이 사회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반대로 사회를 예속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역사적 사실로서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대의민주주의를 정상화한 민주화운동 그 자체와 대립될 뿐 아니라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선 민주주의의 추진이 역사적인 과제로 올라선 그 이후와도 충돌할 우려가 있다.

말 바꾸기로는 경선 승리 직후 “당의 색깔과 기능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누가 혁명한다고 했냐, 개혁보다 화합이 먼저”라는 발언을 들 수 있다. 정치인의 말 바꾸기는 ‘정치적 기회주의’의 산물이다. 정치에서 기회주의란 자기가 세운 정치적 사유, 자기의 정치역량으로부터 발언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자의 그것들로부터 발언하고 행동하는 한, 그는 그가 아니다. 그때그때 다른 타자일 뿐이다. 정치적 기회주의는 따라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불안하다? 국민이 불안하다.

이명박 후보의 정신 나간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이다. 이런 그를 두고, 그러나 주류언론은 ‘말실수’란다! 말실수? ‘실수’란 ‘예외’를 뜻한다.  ‘열에 하나’ 예외가 나와야 ‘실수’. 신이 아닌데, 봐줄 수도 있겠다. 하나가 아니라 둘, 셋, 넷, 이런 식으로 자꾸 나온다면? 그것은 예외가 아니다! 말실수가 아니라 ‘잘못된 말’이며 동시에 ‘거듭되는’ 잘못된 말이라는 점에서 과연 대통령감인지 그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도출된다. 그렇다. 말실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감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문제다. 따라서 주류언론이 말실수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의 ‘은폐’다. 달리 말하면 그가 대통령감인지 언론검증을 포기한 것이다. 이게 무슨 언론인가.

그의 말실수조차 전혀 보도하지 않는 언론도 있다. 문화일보. 사건화를 통해 학력위조문제가 사회병리적 현상임을 뼈저리게 알게 한 신정아를 놓고 그녀의 누드사진을 실은 바로 그 언론이다. 성찰과 개혁을 불러일으켜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의 본질을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그야말로 쇼킹한 스펙타클을 창조함으로써 독자와 시민을 군중으로 몰고 간 바로 그 언론이다. 대통령감인지 자질문제와 직결된 그의 말들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언론행위의 의미가 무엇일까. 내심 생각해두자. 충분할 것이다.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보도가 전방위적인 사회저항에 부딪치자 ‘국민의 알 권리’, ‘사건의 중요단서’ 운운한 것은 궁색한 변명이 아니라 차라리 ‘자기 모욕’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더 이상 우스꽝스러움은 보기 싫다. 혐오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대선국면에서 대통령감이 해야 할 말은 ‘시대정신’에 관해서일 것이다. 시대정신은 역사 속에서만 빛을 발하는 어떤 것이다. 그렇다고 헤겔류의 그것은 아닐 테고 군중의 천박한 표상욕구에 답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나열식으로 제시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나’와 무관한 어떤 것이 아니라 나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역사가 그 빛을 발하는 것이라면, 아마 그 말은  <내 삶에 가치 있는 것이 역사에도 가치가  있다>는 지점에 놓여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구를 찬성할지, 누구를 반대할지 동시에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육성으로 시대정신에 답하는 말이 듣고 싶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시대정신에 답한다는 것은 시대를 일깨운다는 것이다.’

 
  • “당선이 곧 면죄부는 아니다”
  • 이 당선자의 ‘불안한 일성(一聲)’
  • 대선 결과는 불안한 후보의 선택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대통령 당선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당선 ‘유력’
  • “이 정치적 냉소를 어이할꼬?”
  • 최악의 후보만은 막아야
  • “부정부패에 맞서 희망을 선택하자”
  • “도덕성 의심스런 이 후보 사퇴해야”
  • “부정부패 후보 사퇴만이 길이다”
  • 정용한은 용감했다(?)
  •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사퇴해야”
  • “이명박, 대선후보 아닌 범죄 피의자”
  • 한) 이명박 후보 사퇴촉구 여론 ‘확산’
  • 시민들이 ‘이명박 문제’ 제기해야
  •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 “누가 까마귀이고 백로인지 가려야”
  • 원숭이 같은 유권자들
  • 노동자운명 책임질 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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