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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칼럼] 성남시민들 시립병원설립 안부 계속 살펴야

하동근 | 기사입력 2008/02/11 [02:46]

굿모닝! 성남시립병원!

[하동근 칼럼] 성남시민들 시립병원설립 안부 계속 살펴야

하동근 | 입력 : 2008/02/11 [02:46]
가장 잘 사는 나라 미국의 의료서비스 실태를 고발하는 「SICKO」

벌써 작년 이야기가 되었다. 2007 칸 영화제.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아 전 국민이 환호한 바로 그 영화제에서 가장 특별한 대우를 받은 영화는 사실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가 만든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아닌 마이클 무어의 「시코」. 비경쟁 부문에 출품된 작품이었지만 조직위의 대접이 특별했던 이유는 이 영화의 작품성과 더불어 사회적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데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이미 무어는 이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특별상을 받았었다. 뭐가 특별할까? 이 영화는 다음 달에 한국에서도 개봉된다니까 직접 확인하고 느껴볼 일이다.

▲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공동대표인 하동근 성남환경운동연합 대표.    © 성남투데이
시코를 인터넷 해적판 씨디로 훔쳐 봤다. 첫 장면에 움칠했다. 허걱! 애덤이라는 남자가 무릎에 난 상처를 제 스스로 꿰매고 있다. 그는 ‘백수’이고 따라서 보험이 없다. 병원엘 간다면 엄청난 치료비가 예상되는데 이를 감당할 재간이 없단다. 의사가 아닌 애덤이 애덤을 치료해? 그래서 돌팔이 치료. 장면이 끔찍했다. 그런데 애덤만 그러는 게 아니란다. 아예 동네 수퍼마켓에서 ‘자가봉합기구(self-sewing kits)'를 판단다. 어디 한 번 꿰매보실래요?

이 끔찍한 장면은 수렵어로시대 아프리카 오지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코 아니다. 미국.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50%를 차지하는 나라, OECD국가 중에서 의료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나라, 자타가 공인하는 최첨단 의료기술, 최대의 제약회사들이 몰려있는 나라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어찌 상상이 되시는가?

바로 이어지는 장면. 기타광인 릭은 전기톱에 손가락 두 개가 잘린다. 병원에서 흥정이 붙는다. 중지를 접합하는데 6만불, 약지 접합은 1만2천불(950원으로 환산하면 1천140만원)로 할인되지만 결국은 중지를 포기하고 약지만 접합수술. 포기한 중지는 쓰레기 하치장으로 버려진다. 돈 때문에 몸이 잘려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에 릭의 부인은 눈물을 흘린다. 돈 없으면 다치지 말아야 되는 나라. 그림이 그려지시는가?

미국에 보험이 없는 사람은 5천만명(전 국민의 16%), 보험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고 죽어가는 사람은 1년에 1만8천명이란다(미국 학술원 산하 의학연구소의 자료이면서 시코에도 인용되는 자료다). 미국의 제약회사나 보험회사, 의사단체들이 나서서 시코의 인용자료들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자 마이클 무어의 공식 홈페이지(www.michaelmoore.com)에는 인용자료들의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40여개의 문제에 대하여 100개 이상의 근거들이 거론(‘SiCKO’ Factual Backup을 보라).

눈치채셨겠지만 시코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고발하는 다큐영화이다. 재미있기가 어려운 주제이고 형식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런닝타임 2시간 동안 딴 생각을 할 수 없다. 화면은 캐나다로 영국으로 프랑스로 그리고 관타나모를 거쳐 큐바로 속도감 있게 움직인다. GDP가 가장 높은 나라와 못 사는 나라, 시장주의국가 미국과 빨갱이나라들의 의료시스템(미국의 잣대로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나 큐바가 모두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이다)이 적나라하게 비교된다.

시코의 문제의식은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상위 5%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진다는 얘기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미국에서 설마? 믿어지시는가? 사실 시코는 애덤이나 릭처럼 무보험자들이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보험에 들어 있는 2억5천만명이 대상이란다.

미국에서 파산하는 사람의 절반(약 1백만)은 의료비 때문이고, 의료비로 인한 파산인구의 75%는 의료보험 가입자다.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이 가입한 보험은 우리나라와 달리 민간보험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험급여를 받기가 어려워서 결국 파산한다는 얘기이다. 보험을 들었어도 혜택을 못 받다니? 얘기가 되나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참으로 황당하다.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으면 아예 보험가입이 되지 않는다. 보험가입을 승인받았어도 병이 걸렸을 때마다 보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단다. 똥 누러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것이다. 시코는 보험승인이 안 떨어지는 이유를 긴 시간 동안 보여주는 데 그 항목의 길이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보험승인 거부조항 A에서 Z까지. 영화에서 꼭 확인하시라. 보험승인을 안 해준 보험사 직원은 승진한다! 이것이 민간보험의 가장 확실한 특징이다. 이,윤,창,출!

보험사들이 100만원의 보험료를 받았다면 관리비 35만원, 잉여금 35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30만원만을 보험금(진료비)으로 지출하는 구조 때문이란다. 관리비가 높은 이유는 회사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홍보비, 영업비 등의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우해 지출되는 돈을 소비자가 물어내는 구조인 셈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절대 비용을 줄여주지 않는다! 또한 기업은 이윤을 충분하게 남겨야 한다. 결국 보험가입자의 몫은 1/3도 안되게 줄어들어야 한다.

시장을 무조건 신앙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대답하건 이것은 엄연한 미국의 현실이다. 대한민국 건강보험은 15% 관리비 제하고 나머지가 치료비로 다 나간다는 사실을 애써 눈감으려 하지 말자. 미국사람 상위 5%를 제외하면 의료서비스에 관한 한 대한민국은 미국에 비해 천국이다.

▲ 성남시민들은 시립병원이 빠르고 역할을 제대로 하는 병원으로 설립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안부를 살피자. 사진은 지난 해 7월 남한산성 유원지 입구에서 열린 성남시립병원 설립 및 부지선정 촉구대회.     © 성남투데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와 민간보험

이명박정부의 의료정책을 보자. 예상했던 대로 기대를 거는 쪽은 이명박 당선자의 ’과감한 규제 완화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관심갖는 의료기관이나 의사단체들이다. 실제로 그는 한 의료단체와의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이 말을 사람들은 ‘의료수가의 인상’으로 해석하는 데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 당선자는 또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무슨 말일까? 우리나라 병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무적으로 지정계약을 맺는다. 우리가 건강보험증만 가지고 가면 모든 병원에서 보험을 적용, 저렴하게 치료 해주는 이유는 모든 병원이 건강보험과 지정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의 얘기는 이 ‘당연(강제)지정’이 ‘시장’을 심하게 왜곡하는 것이고 따라서 원하는 병원만 지정계약하는 ‘임의지정’ 방향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그러면 계약을 하지 않는 병원에는 어떤 환자들이 가게 될까? 일반환자(비급여). 치료비가 비싼데 왜 가나? 그들은 다른 보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IG 띠링띠링이나 그밖의 외국보험 혹은 국내의 생명보험 등 ‘민간보험’이 그것이다. 보험회사가 물어주니 비싸도 내 돈이 아니고 ‘비싼치료=고급치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세세브란스병원과 뉴욕장로교병원이 송도자유무역지구에 합작해서 짖기로한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한다면 1천만원의 치료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의료시장 개방으로 내국인 환자도 대상이 된다. 이 큰 돈은 고급 민간보험회사가 물어줄 터이다. 보험료가 엄청나게 비싸기는 해도!

민간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은 상위 몇%에 속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상위 30%가 전체의 70%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건강보험의 재정상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보험료 많이 내는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 불문가지다. 민간보험 허용과 당연지정제의 폐지는 국가의료시스템에 쓰나미급 태풍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

1971년 닉슨 미국대통령이 민간보험위주의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자신했던 얘기는 의료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국민들은 싼값에 고급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경쟁이 아니라 제약사, 보험사, 병원들이 결탁하여 엄청난 의료비 상승을 초래했다. 미국은 그래서 의료비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상위 몇 %를 제외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울산의대 조홍준 교수가 제시한 다음 자료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OECD 평균 2,759달러의 배가 넘는 6,401달러를 지출/한국은 1,318달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아사망률 OECD 최고, 의료접근성 최하위, 효율성은 비교가능한 6개국 중 최하위, 형평성 최하위.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비교대상 19국 중 19위.(‘치료가능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라는 항목이 갖는 의미는 제도가 바뀌면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의 비율과 같다. 사회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율이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료의 특징이 분명해진다. ‘정상적인 국가 중 공공의료보장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일한 국가’라는 것. 이런 사실은 미국의 제품시장에 까지 큰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GM이 2005년 생산한 차 한대 당 의료비는 1,525달러다(물론 원가에 포함된다). 이에 비해 캐나다 GM은 187달러, 도요다는 97달러를 의료비로 지출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미국의 대선후보들도 의료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공약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왜냐하면 대선후보들이 보험, 제약, 의약의 막강한 로비를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린턴은 의료제도 혁신을 시도했다가 이들 트러스트는 물론 이들에게 로비당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주저앉은 적이 있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사례다.

35년 전 닉슨의 얘기를 대한민국 대통령당선자가 똑같이 반복하면서 똑같은 이유를 들이댄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경쟁만이 효율을 키운다.’ 그럴까? 그러나 이보다 앞서 어떤 기업인가를 물어야 하고, 어떤 상품을 경쟁하는 시장에 내놓는가를 물어야 한다. 미국 의료의 현실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학습과 ‘종교적’인 맹종 사이에서 분명하게 선택해야 할 사례가 바로 미국의료이기 때문이다.

성남의 시립병원이 점점 더 소중해지는 이유

성남시립병원은 주민들이 발의해서 조례를 만들고 병원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성남의 주민들이 약 2년 반을 반대하는 세력들과 싸워서 얻어낸 소중한 성과다. 성남이 전국에 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랑거리다. 한 마디로 성남의 자부심이다.

그 동안 성남에서 시립병원을 설립하는 일은 민간의료의 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된 서민들에게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것과 응급의료센터가 없어서 수정.중원의 주민들이 곤란했던 사정을 해결하는 뜻이 있었다. 종합병원 두 개가 없어지고 응급의료센터가 폐쇄되었는 데도 관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자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소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매우 소중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공공의료는 더더욱 새롭게 그 존재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영화 시코가 아니더라도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이 현실적으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 지는 많은 자료들이 입증한다.

영리병원은 관리비 지출이 비영리병원보다 10% 높은 대신 병원 내 임상직원(의사 간호사등)에 대한 지출은 적었다. 이는 진료의 질과 관련된다. 영리병원의 입원환자 사망률은 비영리병원보다 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의료인의 수가 적은 것과 관련될 것이다. 영리병원은 돈이 많이 남는 치료(심장수술, 소아 중환자진료 등)를 많이 제공하는 대신에 이윤이 덜 남는 치료(에이즈, 약물중독 외래치료, 정신질환 등)는 확실하게 적게 제공하였다. 영리요양원의 경우 간호인력은 비영리시설에 비하여 32%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자료들은 한없이 많다.

굿 모닝! 성/남/시/립/병/원! 성남시민들은 시립병원이 빠르고 역할을 제대로 하는 병원으로 설립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안부를 살피자. /의료공백해소를 위한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공동대표(성남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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