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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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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봉사요?...안하면 못견디는 내 자신을 위해서지요”
[성남희망찾기]…① 성남푸드뱅크 조해정 대표

정경숙 | 기사입력 2006/02/03 [09:54]

“음식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봉사요?...안하면 못견디는 내 자신을 위해서지요”
[성남희망찾기]…① 성남푸드뱅크 조해정 대표

정경숙 | 입력 : 2006/02/03 [09:54]
[편집자]  '성남의 희망찾기'를 시작하며..... 희망이 무엇일까요? 저마다 다른 생각,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지만 '세상이 좋아져야 한다'는 꿈, 그 꿈을 꾸는 한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지만 '친구'나 '연인'처럼 또는 '우리'라는 충만한 느낌으로 살아가는 것이 희망이 아닐까요? 때로 세상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희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그 자리를 지키면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가령 아버지다운 아버지 한 분이 우리 주변에 있으면 그 분은 세상에서 그 어떤 아버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아버지일겝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움'을 보여주는 사람이 희망입니다. 그리하여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 희망입니다. 멀리서 찾아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성남에서 찾아야 합니다. 세상이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고 있는 곳으로부터 펼쳐지는 것이니까요.

성남에서 삶을 통해서 희망을 알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을 찾아나서는 일, 그것은 '성남의 희망찾기'로 부를 만합니다. 왜 찾아나서냐고요? 여러분 각자가 성남의 희망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기원하니까요.


빵이나 과자류 등의 간식류보다는 주식 부식 재료의 기탁이 많았으면...
결식아동 독거노인 재가장애인 노숙자쉼터 사회복지시설 등 30곳 지원 
 
배 곯는 이에게 음식을 내주는 것은 우리의 고운 풍속이다. 어렵던 시절 우리 부모들은 대문 열고 들어선 걸인도 그냥 내치지 않았다. 찬밥에 김치라도 대접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선행(善行)이 사회를 살맛 나는 곳으로 만들어 간다.

▲ 성남 푸드뱅크의 조해정씨     © 조덕원
성남 푸드뱅크에는 옛적 배고픈 이웃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어머니를 꼭 닮은 조해정(47)씨가 있다.

"옛날 얘기려니 할지 몰라도 먹을 게 넘쳐나는 요즘도 밥 굶는 이웃은 적지 않아요. 식품의 생산·유통·판매·소비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남은 먹거리들을 식품제조업체나 개인 등 기탁자들로부터 제공받아 이를 필요로 하는 결식아동 독거노인 재가장애인 무료급식소 노숙자쉼터 사회복지시설 등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식품지원 복지 서비스 단체가 푸드뱅크... 음식나눔은행입니다."

현재 성남 푸드뱅크 대표이면서 성남동복지관 관장이기도한 조해정씨는 푸드뱅크를 통해 30여곳의 시설에 먹거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매주 목요일에는 복지관에서 인근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드뱅크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것은 IMF 사태 때인 지난 1998년이지만 조해정씨는 그 이전부터 이미 음식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몇해전 장애아를 위한 '열린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을 때 였어요. 하루는 잘 아는 목사님이 제법 많은 양의 라면이 생겼는데 가져다가 우리 아이들을 먹이지 않겠냐면서 연락을 주셨더라구요.  학습장애나 정서장애, 자폐증인 아이들에게 인스턴트 식품은 해로운 음식이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먹일 수는 없고 어디 다른 곳에 줄 곳은 없는가 찾다보니 먹거리가 필요한 곳이 한 두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아름아름 지인들에게 부탁도 하고 복지관과 연계해서 어려운 시설에 먹거리 나눔을 하고 있는데 1998년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푸드뱅크를 시행하게 된 거죠"

조 대표는 현재 우리 지역에만도 5군데 푸드뱅크가 있어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협의회가 구성돼 있다고 소개하며 "기탁 품목이 다양하지 못해 빵이나 떡, 과자류 등의 간식류는 많은 반면 주식 부식 재료의 기탁이 적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 푸드뱅크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것은 IMF 사태 때인 지난 1998년이지만 조해정씨는 그 이전부터 이미 음식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조덕원

1988년 남편 서덕석(49)목사와 결혼하면서 작은 개척교회로 성남 상대원에 자리를 잡은 조해정씨. 18년동안 각가지 직함으로 힘들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두팔 걷어부치고 앞장서 온 그녀는 "저도 한때는 누구를 위해서 내가 봉사하고 있다고 생각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안하면 못견디는 내 자신을 위해서 한 것 뿐이지요."라고 말한다.

2002년 장애아를 위한 공부방을 닫으면서 늘 그들에 대한 미안함이 부담으로 남아있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그녀는 현재 경기도 광주에 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봉사, 안하면 못견디는 내 자신을 위해서 한 것 뿐이지요.."     ©조덕원

어렸을 적에는 운동 잘하고, 글쓰기를 즐기고, 책 읽기를 좋아했다는 조해정씨. 청년시절에는 문화운동, 여성운동을 하면서도 일과 놀이를 조화롭게 잘 해냈었는데, 어느날 문뜩 자신을 되돌아 보니 언젠가부터 늘 원칙적이고 반복적이고 동적이기만 한 삶이더라고.'이것이 아닌데...' 싶어서 그녀는 트레이드마크였던 짧은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위해 일년째 머리를 기르고 있다며 멋적은 듯 웃었다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훈훈한 이웃사랑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나눔을 베푸는 성남 푸드뱅크.그곳에 가면 따사로운 햇살을 꿈꾸는 여자, 넉넉한 마음씨에 편안한 웃음이 아름다운 우리의 어머니를 닮은 조해정씨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성남 푸드뱅크(757-1377) 
▲ 먹거리들을 식품제조업체나 개인 등 기탁자들로부터 제공받아 이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성남 푸드뱅크 조해정씨     ©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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