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아파트 주민들 '환경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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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모습 ©우리뉴스 |
이들은 소장에서 "한신아파트 바로 앞에 2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하루종일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보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층고를 10층 이하로 낮추고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시행사는 이를 무시한 채 지상구조물 철근공사에 들어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일조권과 조망권 상실은 물론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번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건축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은 환경권 침해를 막으려는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 이런 주민들의 움직임에는 환경운동연합 부설 공익환경법률센터가 변호인단으로 함께 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환경운동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 소속 변호사들과 상의해 시행사 및 시공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적극 검토할 작정이다.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이런 새로운 움직임은 기존 주택 주변에 고층아파트를 새로 짓는 경우 발생하는 건설업체와 주민들의 분쟁이 결국 주민들의 단순보상싸움으로 귀결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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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의 신축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신아파트 주민들이 국민의 기본권인 환경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사진은 비대위 이성아 위원장(왼쪽)과 환경운동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 김혜정 사무처장(오른쪽). ©우리뉴스 |
이에 재개발범대위 관계자는 이 날 대책회의에 참가해 "시행사와 한신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분쟁을 떠나, 이 분쟁의 결과가 앞으로의 구시가지 재개발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환경권 보장 노력이 의미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재개발범대위가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또 대책회의에 참가한 환경운동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 정남순 변호사는 "시가 원초적인 책임이 있기에 합리적인 요구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환경분쟁조정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간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해온 한신아파트비상대책위원회 이성아 위원장은 "우리는 그간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요구하지 못했다"면서 "옆에서 변호사들이 돕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이 번 환경권문제 제기의 주체는 우리 주민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번 건축공사중지 가처분신청과 관련해, 한신아파트 주민들은 민선3기 성남시가 민선2기 당시 7차례나 불허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의 건축허가를 2002년 12월에 내줘 건설업체들의 이익을 챙겨주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신아파트 주민들의 이 번 법정소송을 야기한 시행사는 지난 2001년 12월 토지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치자 가구수와 용적률을 각각 272가구와 599%로 줄이고 층고도 20층에서 10-20층으로 낮춰 재심의를 신청, 2002년 12월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바 있다.
이에 한신아파트 주민들은 시에 건축심의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시와 충돌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시의 과잉대응으로 한신아파트 주민 9명이 경찰에 공무집행방해로 고발되고 이성아 위원장이 구속되기도 해 시는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대엽 성남시장은 2002년 2월 한신아파트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주민동의 없는 건축허가 불허방침을 약속해놓고도 정작 건축허가가 나간 뒤에는 건축허가가 나간 일조차 몰랐다고 대답해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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