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석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성남시 행정의 난맥상을 ‘칸막이행정’이라고 비판하자 이대엽 성남시장이 “칸막이행정이 무슨 뜻이냐”며 ‘모르쇠’로 답변했다.
▲ 성남시의회 대통합민주신당 김유석 대표가 시정질의를 통해 성남시 행정의 난맥상을 ‘칸막이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덕원 | |
23일 김유석 대표는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성남시 행정에 대해 “어떤 일이든 숨어서 하고 비밀로 하고, 옆에 있는 공무원이 죽든 말든 관심이 없고, 보이지 않게 말도 안 되는 일을 보고한다”고 난맥상을 지적하며 “칸막이행정에 파묻혀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성남시 공직사회가 “공직자의 승진은 능력보다는 줄서기와 손바닥으로 결정되고 누구인지 찾아가서 머리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영전하고 있다”고 말해 성남지역사회에 ‘제2의 이대엽’(?)으로 알려진 이 시장 친인척인 이모씨가 성남시 공직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성남시 공직사회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최근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시민을 위한 일보다는 시장의 비위 맞추기, 눈치보기의 프로인 실세공무원, 아직 퇴직도 안 했는데 시 산하기관 자리를 두고 서로 자리다툼을 벌이는 고위공무원이 그들이라는 것.
김 대표의 이런 발언과 관련,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선 시장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면서 실세공무원으로 행사하는 공무원으로 O과장을, 퇴직 후 갈 자리나 탐하면서 자리다툼을 벌이는 공무원으로 국장급인 P씨와 K씨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의원들이 시정질의를 통해 시정운영의 난맥상을 지적하면서 비판을 가하자 시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한 이대엽 시장이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연신 쓸어내리고 있다. ©조덕원 | |
이 같은 내용의 시정질문에 대해 이대엽 시장은 “고차원적 질문”이라며 “칸막이행정의 뜻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답변해 그의 십팔번 답변으로 이해되고 있는 너스레식 모르쇠로 대응했다.
이 시장은 김 대표가 이미 그 의미 규정을 내린 칸막이행정에 대해 “시청을 찾은 민원인들의 잦은 항의에 시가 셔터를 내려 막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국이나 과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라고 말해 시장 자신의 해석으로 비틀기도 했다.
또 이 시장은 시정질문 말미에 김 대표가 시장이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전한 “시장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김 대표도 시장을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시장도 김 대표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냉소적으로 화답했다.
이날 김 대표는 칸막이행정 사례로서 예시한 공무원을 아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행정기획국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조희동 행정기획국장은 “아는 사실이 없다”면서도 “죄송하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