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어려운 경제한파는 도시서민들에게는 그 체감온도면에서 더욱 차갑고 매섭다. 이러한 가운데 15년째 자신도 넉넉한 삶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이 계셔서 차가운 겨울 날씨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태평 4동에 거주하시는 심문보(향년 74세)할아버지다.
심문보 어르신이 처음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된 계기는 15년 전 이웃에 사는 어느 독거노인에게 쌀을 전달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러한 선행이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 늘어나다가 보니까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심문보 어르신은 신정, 구정, 어버이날, 그리고 여름철, 추석,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내놓고 현금을 쾌척해 오고 계신다. 태평4동 주민센터 직원에 따르면 심문보 어르신은 이번 추석때에도 10k짜리 쌀 20포를 기증하셨고, 이러한 선행이 주변 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마치 선행 바이러스가 전염되듯이 이웃과 나누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수정구 태평4동 통장협의회 회장 천영태씨는 “3년 전 어느 날 노인 한 분이 자신이 경영하는 가게로 찾아와 돼지 한 마리를 사겠다고 해서 의아해 했는데 그분이 매년 어버이날 때마다 경로잔치에 같은 선행을 하시고 매번 여름에 공공근로나 희망근로를 하시는 노인분들을 위해 과일도 선물하시고 여러 가지 많은 좋은 일들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하면서 직접 심문보 할아버지 댁으로 안내를 했다.
기자가 찾아간 심문보 어르신의 집은 소박하고 서민적인 삶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을 향한 따스한 온정은 결과 자신의 곳간에 있는 곡식의 양이 아니라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이번 심문보 할아버지의 미담에서 느낀 점은 자신도 희망근로를 하면서 자신이 흘린 땀으로 일군 곡식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나눔과 사랑의 마음이다. 심문보 어르신은 동갑네기 할머니와 해로하시면서 중학생인 손자에게 “이러한 기부 문화의 정신을 매번 교육하고 앞으로 어른이 될 때 같은 선행을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신다. 지난 번 공원로 공사를 촉구하는 자리에서도 지역의 생활이 어려운 노인인력을 이용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공사 현장에 투입되도록 종용하신 것을 볼 때,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생활 속에 녹아 있는 분이라는 점이다. 또한 자신이 기부한 쌀이 당시 시의원을 역임한 분이 정치적으로 오용해 불우이웃이 아닌 분들께 전달되자 이를 선관위에 고발하는 등 정의감 또한 투철하신 분이다. 요즘 우리는 신문 지상에서 볼 수 있듯이 매정한 사람들과 물질에 노예가 된 사람들로 차고 넘치지만 ‘아직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은 착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보다 더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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