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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에 출가를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출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한덕승 | 기사입력 2011/05/08 [23:03]

‘부처님 오신 날’에 출가를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출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한덕승 | 입력 : 2011/05/08 [23:03]
▲ 한덕승 기획편집위원     ©성남투데이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로 태어난 그는 출가한다. 출가 후 온갖 시행착오 끝에 깨달음을 얻어 붓다(‘깨달은 자’라는 뜻)가 되었다. 붓다의 우리말이 부처 또는 부처님이다.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삶에 지쳐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었다. 그는 머리를 기른 채 절밥을 먹었다. 다시 나타난 친구는 출가를 고민 중이라 했다. ‘발심(發心)’이라는 표현을 썼다.

80년대에 청춘을 보낸 세대들은 지금 50을 전후한 나이가 되었다. 이들을 동질의 세대로 묶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에도 민주화 운동이라는 특정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의 기억이 있다.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공업종자(共業種子)에 해당될 것이다. 민주화 투쟁, 노동운동의 고양, 세상의 전변과 무한 경쟁사회에 던져짐, 치열한 생존 경쟁, 그리고 현재....

이른바 ‘486세대’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한국 사회의 중추가 되었다. 이들은 정치 분야를 필두로 모든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득권 세력이 되어가고 있다. 이름 없이 제 몫을 한 많은 사람들은 생활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현주소는 다양하다. 지금의 자신의 모습은 자신의 과거 개별 업(別業)과 공업의 결과이리라.

싯다르타는 왜 출가를 했을까? 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발심’을 해야 한다. 발심은 말 그대로 마음을 먹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삶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문제의식을 지닐 때 발심이 가능할 터. 싯다르타는 삶의 의미를 물었다.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품었다. 발심한 후에는 미련 없이 떠났다. 자신의 모든 것과 결별하고 떠났다. 그리고 선택했다. 새로운 삶의 길을.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운동에 뛰어든 것도 일종의 ‘발심’이었다. 그 순수함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리라. 하지만 ‘발심’은 철저하지 못했고, 새로운 삶의 길은 실현되지 않았다.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적당하게 타협 하면서 속물이 되어 살고 있다. 이제는 좀처럼 ‘발심’하지 않는다. 정치인의 인터뷰에 종종 나오는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다짐만 돌아올 뿐.

친구가 발심해서 출가할지는 모르겠다. 우리 곁에서 세속적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마음을 늦은 나이에 다시 먹은 것이리라. 지금의 삶이 자유와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지닌 채, 다른 삶을 살겠다는 모색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에게 출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삶을 고통(불만족)이라 느낀다면 새롭게 ‘발심’하고 출가하는 것이 삶에 충실한 모습일 것이다. 과거 ‘발심’의 불철저함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시작해야지 싶다. 자기중심적인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불행의 악순환을 반복해서 살아온 것 같다. 우리의 모습 속에 우리가 그렇게 경멸하고 싸웠던 대상의 모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자기중심적, 물질 만능의 세계관과 ‘하반신적 욕구우월주의’및 스노비즘(snobbism/속물주의)적 인생관과 결별하고 다른 삶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 현 시대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출가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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