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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가시화’
‘기반조성’ 쪽으로 가닥잡아...

“여유있게 걷고 편안하게 쉬기”, 전문가 조언 반영해야

벼리 | 기사입력 2005/06/17 [02:01]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가시화’
‘기반조성’ 쪽으로 가닥잡아...

“여유있게 걷고 편안하게 쉬기”, 전문가 조언 반영해야

벼리 | 입력 : 2005/06/17 [02:01]
이대엽 시장의 30대 선거공약사업의 하나인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곧 공사에 들어갈 것 같다. 문화의 거리 대상지는 타당성 조사를 통해 선정된 폭 20m에 길이 1,478m에 이르는 분당구청 앞 보행자전용도로다.

▲ 15일 성남시청 소회실에서 열린 문화의 거리 기본 및 실시설계 심의. 관계전문가들은 최종안 확정시 시민들이 여유있게 걷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자연스러운 거리로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 성남투데이

15일 성남시는 성남시청 소회의실에서 디자인, 조경, 미술가 등 관계전문가들과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의 거리 기본 및 실시설계’ 심의를 통해 ‘문화의 거리 기반조성과 이후 공간에 적합한 작품 공모 후 설치제작’을 기본방향으로 하는 설계안을 채택했다.

문화의 거리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맡은 (주)신우엔지니어링은 이날 심의에 축제의 장 마련과 조형물 도입을 기본방향으로 하는 1안, 돌마면 지명과 관련된 말의 상징성에 주목해 디자인 공모를 통한 조형물 도입을 기본방향으로 하는 2안도 제출했으나 관계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심의와 전체 심의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끝에 다수 동의로 3안이 채택되었다.

관계전문가들의 심의는 조형물 중심의 발언을 되풀이한 조각가 한미애씨를 제외하고는 공통적으로 조형물,시설물을 최소화하고 보행자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여유있게 걷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자연스러운 거리로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비움’, ‘쉼’의 미학을 적용하라고 주문한 것.

이정자 화가는 실패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의 대표 사례로 인사동거리를 들면서 한국정원의 꾸미지 않는 미학을 제시하며 시민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문화의 거리 조성을 주문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홍의택 경원대 교수는 ‘쉼’이 바로 문화의 거리를 이용하게 될 시민이 원하는 문화콘텐츠임을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설계회사가 밝힌 보행자도로 이용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시민 다수가 휴게기능을 요구한 데에 따른 것이다.

홍 교수는 또 지금까지 조성된 문화의 거리들이 오히려 각종 시설물, 조형물로 넘쳐나 심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비움’의 미학도 강조했다.

가로시설물 전문가인 KDA그룹의 박기준씨 역시 자연스럽고 편안한 보행을 위해 특히 거리 바닥에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테마환경디자인의 김영걸씨는 문화의 거리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며 제시된 안들이 주제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양인권 부시장도 불명료한 주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주제부터 정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유근영 신구대 조경학과 교수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더라도 개방감이 큰 분당구청 앞 잔디광장의 스케일에 짓눌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용중 문화복지국장은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시민들이 유입되어 느낌이 있는 거리가 되어야 한다며 시민이 찾아올 수 있는 거리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전체 심의위원들의 투표로 채택된 3안은 문화의 거리 기반조성과 이후 공간에 적합한 작품 공모 후 설치제작을 기본방향으로 공간구성에서 중앙광장 1군데와 문화광장 2군데를 조성하고, 동선 주변에 전시공간, 바닥분수, 야생화단지, 그늘시렁과 5점의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그러나 3안은 심의를 통해 주제의 모호함이 지적받았고 또 조형물,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바닥을 신경 써야 한다는 관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 제시되어, 최종안 확정시 설계회사 측에서 이 같은 지적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문화의 거리 최종안이 확정되는 대로 사업을 공원운영과로 넘겨 공사에 착수, 내년 5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당초 시가 구시가지에 추진하기로 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분당에 실시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시의회는 신구시가지간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수정, 중원 각 1군데씩 문화의 거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요구, 시가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수정, 중원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가 나왔다며 시의원 연수가 끝나는 대로 의원보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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