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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병원, '깡통병원' 아냐?

직원임금 수 개월치 체불, 응급의료센터 제기능 못해
병원 정상화 때까지 '기자출입 자제, 시에 협조 요청'도

이창문 기자 | 기사입력 2004/06/29 [00:02]

예일병원, '깡통병원' 아냐?

직원임금 수 개월치 체불, 응급의료센터 제기능 못해
병원 정상화 때까지 '기자출입 자제, 시에 협조 요청'도

이창문 기자 | 입력 : 2004/06/29 [00:02]
"직원들 월급은 밀리고 외상으로 들여온 장비와 소모품, 가구류 그리고 공사비를 결제할 돈이 없어 장비는 설치한 업체에서 다시 철거해 가고, 병원에는 환자보다는 빚 받으러 오는 사람이 더 많고, 급하게 응급실에 급하게 실려 온 환자를 치료할 장비나 의료진이 부족해 실제로 더 규모가 작은 병원으로 강제로 보내버리는 실정입니다."
 
지난 6월 24일 성남시청 홈페이지 '성남시에 바란다'에 올라온 글의 일부로 예일병원 직원이라고 밝힌 김선대(가명)씨가 쓴 것이다. 당시 김씨는 "예일병원이 성남시로부터 받은 공적 자금을 개인빚 면제 등으로 도용해, 정작 직원들 월급은 주지 않고 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고발한다"고 썼다.
▲예일병원 운영실태를 고발한 내용이 올라와 있는 성남시 홈페이지.     © 우리뉴스
  
지난 3월 31일 개원한 예일병원이 적자 운영을 빌미로 수개월치 직원 월급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또 임금 체불에 견디다 못한 직원은 성남지방노동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예일병원이 병원 운영상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는 사례다. 
 
이 같은 임금체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예일병원 관계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오픈을 한 것은 시민들이 원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 관계자는 답변이 궁색했던지 "직원들 월급은 조만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남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예일병원 관계자를 불러 빠른 시일 안에 지급하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았다"며 "노동부 입장에서 임금이 체불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예일병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로부터 받은 공적 자금이 개인빚으로 도용되었다는 김선대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병원문을 닫아야 하는 중대사안이다. 이에 대해 예일병원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중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였다"고 밝히고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예일병원은 개원 뒤인 지난 5월 14일 응급의료센터를 지정 받았으나 취재 결과 뇌출혈, 심근경색 등 중환자를 시술할 수 있는 장비나 의료진이 없어 다른 병원으로 후송할 수밖에 없는 실정임이 드러났다. 일부에서 지적하듯 '깡통병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해 응급의료센터 지정시 서류상 급하게 내주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 경기도 보건복지국 관계자는 "실사를 하고 지정해 줬다. 응급의료센터 기준에 적합하면 승인하는 것이지 환자를 치료할 수 없어 후송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혈관 조형 촬영술(ANGIO)이나 심장내과가 없이는 사실상 응급의료센터 운영이 어렵다. 이에 대해 예일병원 관계자는 "뇌출혈은 응급조치를 취해 바로 수송을 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인하병원은 대학병원이라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었지만 싹 가져가버린 현재로선 기초적인 진료수준 정도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성남시 양인권부시장과 시의회 김상현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예일병원 개원식.   ©전
 
한편 예일병원이 갖추고 있는 의료장비조차 문제가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전 인하병원 노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예일병원 개원 당시부터 MRI 장비는 개원 당시부터 고장이 나 있었다"는 것이다.
 
예일병원 운영실태를 고발한 글의 내용에 대해 수정보건소장은 "예일병원이 지닌 문제는 알고 있지만 병원경영에 간섭할 수는 없다. 예일병원이 하나하나씩 준비를 해나가고 있어 앞으로는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반면 전인하병원 노조원들은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예일병원의 응급의료체계는 드레싱 정도나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과연 예일병원이 구시가지의 의료공백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최신식 의료기기를 갖추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과연 상황이 정말 급박한 환자들에게 손을 써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뼈 있는 말을 내놓았다. 그는 "구멍가게라도 다 준비해서 시작하는데 간판만 먼저 내걸고 개원한 예일병원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오픈하고 싶지 않았는데 시에서 빨리 오픈해달라고 해서 한 것인지, 정말 시민을 위해 병원을 오픈한 것인지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일병원 관계자는 취재 도중 "성남시 관계자들에게 예일병원 정상화 때까지 기자출입을 자제토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해 있을 수 없는 상식 밖의 태도는 물론 병원 운영실태를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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