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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굶겨봐?

〔벼리의 돋보기〕 왜, 지역을 홀대해?

벼리 | 기사입력 2005/10/27 [07:18]

문화재단, 굶겨봐?

〔벼리의 돋보기〕 왜, 지역을 홀대해?

벼리 | 입력 : 2005/10/27 [07:18]
각종 공사의 자리에서 성남문화재단의 ‘지역 홀대’가 도마 위의 생선으로 등장하고 있다. 흔히 성남사람이라 부르는 지역의 일치된 견해이자 정서인 듯하다. 대다수 지역정치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역문화예술분야의 사람들은 감연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 각종 공사의 자리에서 성남문화재단의 ‘지역 홀대’가 도마 위의 생선으로 등장하고 있다.     © 성남투데이

성남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문화재단이 출발부터 성남사람들로부터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지역문화의 질적 성장, 지역의 통합을 위해서는 물론 재단측에도 달가운 일이 아니다. 지역이라는 터전에 대해, 그 삶에 대해 별 다른 생각이 없거나 일부 있다손 치더라도 껍데기 정도로 간주하는 탓일 게다.

하긴 문화재단의 주요 인맥은 지역과도 무관하다. 특히 그들이 가진 경험과 사고는 지역이란 시대의 화두와 무관해 보인다.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화두에 그들은 과연 진지한가? 과연 도전할 수 있는가? 그럴 듯한 공연, 그럴 듯한 전시, 그럴 듯한 아카데미에 취해 이른바 필수과목인 지역학습에 그들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26일 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에서 그들이 개관에 앞서 별무 성과도 없이 요란하게 치른 탄천페스티벌을 놓고 아주 나쁜 예산전용의 사례로 담당공무원들이 심한 질타를 받았다. 문화행정의 비전문성을 이유로 문화재단측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시가 오히려 애처롭다는 연민마저 잠시 들었다.

그들에게 묻자. 개관식 날 소위 VIP로 초대한 앙드레 김이니 윤정희니 하는 사람들이 과연 무슨 VIP란 말인가? 그들이 성남지역사회에 과연 무슨 기여를 했고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난 시절 반공독재의 시대에 반공영화와 체제 선전의 도구 정도의 영화나 출연했던 낡은 배우의 손도장을 현직 시장이라는 이유로 남기는 발상은 과연 얼마나 문화적인가?

아트센터라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역사적인 배경과 흔적을 그들은 아는가? 14대 임석봉 성남시장이 문화를 통한 지역통합을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썼고, 그 시도가 왜 좌절이 되었는지 아는가? 이후 민선1기 오성수 시장, 민선2기 김병량 시장이 행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그 반석과 대강을 놓았다는 것을 아는가?

그들은 수억원을 쏟아 부은 그 화려한 개관식 날 그 역사의 내력을 말끔하게 지워버렸다. 그날 아트센터 개관에 이르기까지 새겨두어야 할 공로자들을 초대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역의 역사를 그렇게 무시해도 좋은가? 현직 이대엽 시장 밖에 보이지 않는가? 그렇게도 정치적인가? 눈치보기에 바쁜 문화예술인들, 문화기획자들인가?

괘씸하다 못해 치졸하기는 이대엽 시장이 몇 수 위다. 설령 주변에 딸랑이들 밖에 없어 누군가 아트센터에 힘과 정열을 쏟은 역대 시장, 시의회 의장만큼은 초청하자는 진언이 없었다고 치자. 이대엽 시장이 먼저 그들을 초청하고 극진하게 예우하라고 조처했어야 했다. 그게 상식이고, 순리이며, 민심을 얻는 길이다. 아직도 시민화합을 말하는 이 지역사회에서 모두가 함께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문화재단을 향한 이런 쓴소리가 지역의 기득권을 내세운다고 착각하지 말라. 지역의 부족함, 지역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있을 것이다. 아니 많을 것이다. 다 잘하고 다 잘났으면 그들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겠는가. 이 점에서 지역과 재단측과의 서로를 터놓는 대화와 소통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좀더 이해하고 공통분모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지역이란 화두를 다양한 지점들에서 함께 고민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역적이면서 국내외에도 내놓을 수 있는 문화컨텐츠도 함께 기획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소통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고민과 기획에서 핵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문화재단의 거처, 그 뿌리가 되는 지역이란 터전, 그 문제틀이 우선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성의 문제라는 것, 재단이 그런 인식에 도달하지 않는 한 재단은 그럴 듯한 기획과 뿌리와 콘텐츠가 있는 기획 사이에서 방황하게 될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이대엽 시장은 많은 정책들에서 실패의 연속이었다. 도시경영자로서 그 무능함은 사실상 검증이 났고 더 이상 성남지역사회가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양식있는 시민들의 판단은 분명하다. 이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이대엽 시장은 문화재단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지역여론이 높다.

문화는 문화다워야 한다. 아니 문화는 문화이면 된다. 정치에 휘둘리면 이미 궤도 이탈이다. 문화재단이 지역으로부터 계속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한, 시민들은 문화재단을 굶길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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