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이 문화(文化)가 아니라 문화(文禍)를 일으키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대하기를 뭣 같이 취급하면서 말이다. 믿는 게 문화의 문자도 모르는 이대엽 시장의 빽인가 보다.
주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에서 드러낸 그들의 야만적인 행태 앞에서 분당신도시가 생기면서 모도시인 성남이 모질게 푸대접 당하던 시절, 그 쓰라린 상처의 기억이 되새겨지며 독한 결기가 솟구치지 않을 수 없다.
9일 성남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윤광열)는 문화재단(대표이사 이종덕)에 발끈했다. 시민의 세금을 타 쓰기 위해 마땅히 허리를 굽혀도 시원찮을 문화재단이 오히려 시의회 앞에서 오만한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종덕 대표이사를 비롯한 문화재단 관계자들은 무려 160억원이나 되는 시민의 세금을 타 쓰겠다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임위인 사회복지위원회에 새해 세입/세출예산안을 미리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예산심의가 있는 9일 심의시간에 임박해서야 사회복지위원들에게 새해 세입/세출예산안을 배부했다. 사회복지위원들이 충분히 검토하고 예산심사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아예 주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상식 밖의 행태로 사회복지위원들은 ‘너희들은 방망이나 두들기면 된다, 그게 너희들의 할 일이다’라는 의미로 읽혀질 수밖에 없다. 점령군과 같은 우월적 태도가 아니고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행동인 것이다. 게다가 이는 이미 최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대다수 사회복지위원들이 그들의 반지역적이고 반자치적인 태도를 확인한 바 있고, 이에 달라는 대로 호락호락 시민의 세금을 퍼줄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이에 사회복지위원들은 그들의 오만방자함에 심한 거부감과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빗발치는 비난을 쏟아냈다.
윤광열 위원장은 “오늘 아침에 위원들 앞에 예산안을 올려놓은 것은 심사에 앞서 검토할 시간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지금 내놓은 예산안을 보니, 문화재단의 정책방향은 전체 예산 213억원 가운데 2천만원짜리 ‘문화도시 성남시의 정체성 개발방안 연구’ 밖에 없다”고 윤 위원장은 말했다. 윤춘모 의원은 “문화재단만도 한개 과에 해당되는 분량 아니냐!”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신현갑 의원도 “사회복지위원회와 문화재단측이 미리 간담회부터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예산안을 당일 던지냐!”며 문화재단을 비난했다. 게다가 이들이 제출한 예산안은 숫한 감사 지적사항이 쏟아져 나온 행정사무감사 이전에 작성된 예산안을 단 돈 한 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내놓은 것이다. 시민의 세금을 타 쓰는 것을 졸로 아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제출한 예산안은 이용중 문화복지국장이 밝힌 것처럼 “50억원 이상을 실무 차원에서 삭감하고 난 뒤 작성된 예산안”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문화재단이 당초 160억원보다 훨씬 많은 시민의 세금을 타 쓰기 위해 과다하게 예산을 짰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편에선 이를 우려하고 다른 한편에선 내년 성남시장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관계공무원들의 말 못할 고충도 시사하고 있다. 심사 중단 때 사회복지위원들을 상대로 한 김영수 공연사업국장의 항의태도는 참으로 위험한 것이다. 고압적인 자세로 “노동법 위반 우려”를 운운하며 “오늘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강변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너희들 생각이나 사정은 몰라, 내 생각, 내 사정만 중요해!’라는 의미로 읽혀지는 것이다. 김영수 공연사업국장을 향해 “나가!”라는 고성이 터져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양된 사회복지위원회는 문화재단 관계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회의 끝에 오는 15일로 예산심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다시 짜갖고 오라”는 것이다. “대대적 수술 없이는 다 삭감해버리겠다”는 것이 이 같은 심사연기에 담긴 사회복지위원들의 뜻이다. 한편,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날 예정된 문화예술과 예산심사도 연기해버렸다. 담당과장의 통사정이 전혀 먹히질 않았다. 유탄을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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