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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서식지, 남한산성을 지켜주세요!

<특별기고> 남한산성 반딧불이학교 남미경 사무국장

성남투데이 | 기사입력 2009/08/31 [14:28]

반딧불이 서식지, 남한산성을 지켜주세요!

<특별기고> 남한산성 반딧불이학교 남미경 사무국장

성남투데이 | 입력 : 2009/08/31 [14:28]
▲ 남한산성 반딧불이학교 남미경 사무국장.     © 성남투데이
남한산성은 주요 문화유산과 많은 역사적 유적지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곳이다. 남한산성은 빼어난 산세와 수려한 풍치를 제공하면서 주변의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고 많은 탐방객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남한산성반딧불이학교’는 이곳에 뿌리를 두고 생태환경 교육과 반딧불이 보전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은행동쪽의 유원지를 비롯 성내 4곳의 문을 중심으로 안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모니터를 해오고 있다. 사시사철 피는 꽃이 다르고 오는 새들이 다양하며, 남한산성 숲에 집을 짓고 사는 곤충과 야생동물 또한 다양하다.

2008년 본 단체에서 실시한 ‘남한산성 생물상 생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단지 2곳에서만(남문~수어장대/현절사~옥정사지)모니터링을 진행하였는데도 초본 50과 173종, 목본 37과 89종, 곤충 7목 78종, 조류 3목 9과 28종의 생물상이 조사 관찰 되었다. 남한산성의 전체면적이 528.459㎡로 봤을 때 턱 없이 좁은 지역이지만 다양한 종과 상당수의 개체수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전체 면적의 식생을 열거한다면 그 다양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특히 남한산성은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노송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수도권 최대의 자연 소나무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남한산성의 소나무 군집은 전체 식생면적 중 19.07% 이며, 소나무의 연령은 70∼90년생이고 약 72ha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를 제외한 나머지 목본의 분포 면적을 보면 남한산성 식생면적의 40.05%가 신갈나무군집이고, 신갈나무를 우종으로 하는 신갈나무-굴참나무군집, 신갈나무-서어나무군집, 신갈나무-소나무군집을 모두 합치면 46.7%에 이른다.

숲의 생태적 천이과정 단계에서 보면 소나무군집의 단계를 넘어 신갈나무군집, 굴참나무군집, 물푸레나무군집, 최극상림인 서어나무군집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초본의 경우 권역 내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호랑버들을 비롯한 다릅나무, 서울제비꽃, 분취, 병꽃나무 등 5종이고,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로는 장억새, 꽃창포, 태백제비꽃의 3종이 확인되었다. 그 밖의 희귀식물로는 병아리풀과 성곽이나 암벽 등에 드물게 잔존해 있는 부시깃고사리가 확인되고 있다.

또한 아름다운 꽃을 피우거나 단풍이 고운 우리나라 자생식물에는 산딸나무를 비롯하여 쪽동백, 때죽나무, 생강나무, 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 당단풍, 복자기 같은 나무와 구절초를 비롯한 동자꽃, 패랭이꽃, 꽃향유, 자주쓴풀, 감국, 할미꽃 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는 풀들이 확인 되고 있다. 특히 얼레지 군락지와 피나물군락지도 발견 되고 있어 야생화 마니아들의 필수 코스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남한산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반딧불이’ 이다. 성남 지역에서 적지 않게 반딧불이 서식지가 발견되고 있는데 남한산성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반딧불이의 종류 3가지 애반디, 파파리반디, 늦반디 모두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훼손행위로 인해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지만 청정지역을 대표하는 생태 지표종인 ‘반딧불이’의 서식은 남한산성의 자연환경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남한산성에서는 반딧불이자연학교를 비롯해 각종 생태 자연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 성남투데이

사실 남한산성은 닭죽 촌과 계곡에서 고스톱을 치며 마시고 먹고 노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시는 탐방객들의 행동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오고 먹고 마시고 버리고 밟고 간다. 그래서 진정으로 남한산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이런 현실을 바꿔 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변화는 더디고 실망의 한숨은 길기만 하다.

이러한 실망의 한숨에 결정타를 날리는 일이 생겼으니 다름 아닌 ‘남한산성 고가도로-터널’공사인 것이다. 남한산성을 관통하는 고가도로와 터널공사를 계획하였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 위에서 장황하리만큼 식생분포를 열거한 것도 남한산성이 얼마나 중요한 생태보고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제대로 조사하고 평가하지 않고 공사의 편의를 위해 줄을 긋듯 도로를 계획하는 무식한 건설족의 행위를 개탄한다.
 
그동안 우리는 천성산 도로-터널 반대, 사패산도로-터널 반대 등 수없는 도로공사를 반대해 왔다. 하지만 번번이 졌다. 개발에 따른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을 심산에 주민들의 힘은 한데 모아지지 않고, 자연파괴 정도는 인간의 활동에 아무 제약이 되지 않는 다는 거만한 생각이 그 이유이다.
 
여기에 정부 당국의 주민 분열 정책과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의 부재, 신뢰할 수 없는 환경영향평가 등이 결국은 대규모 국책사업이 끊임없이 양산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도 제구실을 못하고 주민을 기만하고 은폐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지난 7월 성남시의회는 의회에 상정된 제2경부고속도로 남한산성 통과구간의 고가 및 터널공사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결국 부결시켰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남시는 시의원들이 제2경부고속도로 남한산성 통과구간의 고가 및 터널공사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노선도에 대해 정보자료를 요청하였으나 ‘대외비’라는 이유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 여전히 밀실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한다.
 
정부의 건설지향 정책, 은폐하는 지방자치단체, 분열하는 주민, 누군가 하겠지 하는 무관심.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결국 우리가 살기 전부터 거기서 살아왔던 반딧불이를 못 보게 될까봐 슬퍼진다. 우리가 살고, 앞으로 후대가 살아갈 아름다운 남한산성을 지키지 못할게 될까봐 두렵다.

제발 남한산성의 반딧불이를 지켜주세요!!

 
  • 일방통행식 사기행정은 더 이상 NO!
  • ‘서울-세종’남한산성 관통도로 NO!
  • 반딧불이 서식지, 남한산성을 지켜주세요!
  • ‘제2경부’ 남한산성 관통 반대여론 높다
  • ‘서울~세종’ 환경성 검토 주민설명회 무산
  • 신영수 국회의원, 국책사업 대변자인가?
  • 남들 다 아는 사실 성남시만 ‘대외비(?)’
  • 남한산성 관통도로 반대 결의안이 2개(?)
  • “남한산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 나갈 것”
  • 전면 터널방식이 과연 최적의 대안인가?
  • “나 홀로 독불장군식 해결 우려스러워”
  • 남한산성 고가도로 설치 백지화 되나?
  • 산악회도 남한산성 고가도로·터널공사 반대
  • 남한산성 고가 설치 ‘전면 재검토 할 듯’
  • 남한산성 고가 설치는 ‘역사의 코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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