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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사람, 희망의 다리를 놓다”

【인터뷰】 성남문화재단 동네만들기 지원센터 ‘사랑마루’ 총감독 황정주씨를 만나

김락중 | 기사입력 2011/10/01 [01:25]

“마을과 사람, 희망의 다리를 놓다”

【인터뷰】 성남문화재단 동네만들기 지원센터 ‘사랑마루’ 총감독 황정주씨를 만나

김락중 | 입력 : 2011/10/01 [01:25]
▲ 성남문화재단 동네만들기지원센터 ‘사랑마루’ 황정주 총감독.     ©성남투데이
성남문화재단에서 지난 2006년부터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해 오고 있는데 올해가 6년차이다. 그 과정에서 황정주 감독은 성남민예총 지부장을 역임하면서 간접적으로 사업에 참여를 하면서 올해부터는 성남문화재단 동네만들기지원센터 ‘사랑마루’ 총감독으로 직접 결합을 하고 있다. 또한 민선5기 성남시에서 마을만들기 TF팀을 운영하면서 성남시 전역에서 마을만들기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성남에서는 그 동안 성남문화재단이 중심이 되어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2006년 태평4동 ‘동락태평’, 2007년 은행동 ‘풀장 환상’, 2008년 상대원 ‘원다방’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또한 2009년 도촌동 ‘섬말 사랑방’과 수진동 ‘하늘정원’을 매개로 한 사업을 전개했으며, 지난 2010년에는 삼평동 ‘봇들사랑방’과 정자동에서 신규로 사업을 진행되고 있는데, 황 감독은 이 과정에서 주민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네들과 주민들의 정서와 커뮤니티 수준이 다 다른 상황이에요. 일단 현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통해 주된 목적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주민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성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과정으로 통해 문화공동체를 넘어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이를 통한 주민자치, 참여하는 지역사회, 문화예술, 경제활동 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주민자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궁긍적인 목적이지요. 지금 현재는 씨앗을 뿌리는 단계예요.”

황 감독은 현재 마을별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 이외에도 ‘사랑마루’차원에서 총괄적인 고민도 하면서 마을별 자치모임의 대표와 운영진 등 리더들에 대한 교육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마을별로 문화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운영진들과 리더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황 감독은 아카데미와 캠프를 연계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실무적으로 결합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은 좀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과 인문학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을운영진들이 갖춰야 할 리덥십이 부족하고 그렇다 보니 사업이 지속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사람들 간의 관계맺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면서 마을만들기 사업 과정에서 참여자들과 운영진들의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화를 통해 마을의 공동체상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실무적인 교육보다는 인문학적으로 근본적 접근이 필요해 ‘마을만들기 아카데미’를 준비하고 현재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어요.” 

현재 사랑마루가 준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아카데미의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양학부 초빙교수의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즐거운 마을, 예술로 놀기’▲장건 전 생활협동조합전국연합회 대표의 ‘마을을 만드는 사람, 매력에 푹 빠지다’▲대구 마을기업 수다방공방의 최수환 대표 ‘마을에서 즐겁게 먹고살기’▲인천 배다리마을과 강화도로 ‘마을여행 떠나기’ 등의 프로그램이다.   

황 감독은 최근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함께 문화예술적 접근방식이 아니라 통합 연계형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면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존의 문화예술 접근방식 만이 아니라 사회복지, 교육, 의료,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 분야별 접근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내용이 결합하는 통합 연계형 마을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상대원시장 원다방 프로젝트.     ©성남투데이

“이제는 전문적 영역의 분야별 접근방식의 마을만들기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형성해 작은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을만들기 사업이 하나로 묶여야 합니다. 다행히 민선5기 성남시에서도 통합 연계형 마을만들기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성남의제21 실천협의회에서도 ‘마을만들기 심포지움’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어 조만간 시범사업의 전개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어요.”    

황 감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 과정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면서 힘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동네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에 주민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열심히 활동을 하지만, 일부 동네에서는 직접적인 예산지원이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유지해 나가고 현재까지도 문화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명예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주민들을 보면 정말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자발적인 주민들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사실 나도 감동을 받고 힘을 얻어요. 나름대로 보람도 느끼고... 그렇다보니 힘들더라도 이런 일을 계속해서 하는 것 같아요.”

최근 도촌동 ‘섬말사랑방’의 경우 운영진의 팀워크가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촌동 ‘섬말사랑방’ 프로젝트 운영진들이 직접 카페를 만들고 메니저로 활동을 하면서 벼룩시장 등 다양한 문화이벤트 사업도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습에서부터 마을 전반에 걸쳐 스스로 앞장서서 활동하는 헌신성도 보여주는 등 동네 주민들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남한산성 성문밖학교에서 동네만들기 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 가족들이 함께하는 캠프가 열렸다. 정자동에서 진행된 사업에 참가한 40대 중반의 한 아버지는 캠프에 참석을 한 뒤 “먹고살기에 바쁘고 매사에 경쟁하면서 일상생활에 지쳐있었는데 이렇게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꿈구며 서로 어울리는 모습이 완전히 다른 세상인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이제서야 문화공동체 마을만들기 사업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작은 희망을 느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설명이다. 그 이후 정자동에서는 부녀회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다가 남성인 아버지들도 가족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 동네만들기 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 가족들이 남한산성 성문밖학교에서 함께하는 캠프가 열렸다.     ©성남투데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동네에서 진행하다 보면 이런 작은 변화와 소소한 마음들이 사실 별것 아닐 수 있는데,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기운들이 퍼져나가면 살맛나는 도시, 살고 싶은 마을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전반적으로 보면 동네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은 짧은 시간내에 큰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절대로 그런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 황 감독의 주장이다. 황 감독은 “마을만들기는 꾸준한 인내심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주민들 일상의 삶 속에 들어가 삶의 방식과 사고를 변화시키는 작업인데 인내심과 지속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네에 사랑방이라는 커뮤니티 공간이 생기니까 동네 고유의 분위기라든지 특성도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같이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모습 보면서 일상생활의 변화,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변화들을 느낄 수 있어요.”

황 감독은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주인된 자세로 적극적인 참여의 모습을 보이면서 긍정의 힘을 믿게 됐다”며 “마을만들기는 곧 바로 주민자치의 실현인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말로만이 아니고 또한 일부 그들만의 자치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알차게 살아가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을에 개입하고 동네 작은 곳곳에서 주민들의 참여 등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 그런 것이 궁극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의 목적인데 이러한 동기를 부여 하고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는 것이다.
 
황 감독은 마을만들기 사업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은 마을만들기 사업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서 찾았다. 기본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과정의 코디네이터 역할이 웬만한 신념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달픈 일인데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해서 도심속 공동체를 일구는 코디네이터 역할과 주민들의 참여와,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상당히 매력적이예요. 그러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고될 수 있고 다소 버거울 수 있는데 목표와 지향을 가지고 가니까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해요. 예전에 태평4동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가할 당시, 예술가들의 작품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어귀에 걸리고 주민들이 직접 그것을 보고 느끼면서 소통하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예술이 특정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고 변화 될 수 있는 것이 재미있구나. 마을만들기도 그런 점에서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고 확대되면서 점차 발전해 가면 성남이라는 도시가 살맛나는 도시로 변해가지 않겠어요? 비록 시간이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입니다.”

▲ 황 감독은 마을만들기 사업과 관련해 외국이나 국내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그냥 벤치마킹하며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성남투데이

황 감독은 마을만들기 사업과 관련해 외국이나 국내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그냥 벤치마킹하며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남시에 걸맞는 ‘우리식만의 마을만들기’ 사업의 전형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참고를 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지만, 그것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평적인 시각에서의 접근과 수용이 필요하다고 봐요. 마을마다 특성이 다르고 사람들이 다른데, 획일적으로 이를 접목시키려다 보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겨요. 최근 주민운동 차원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의 논의가 다시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슈화 되고 있는데 거기에 걸맞게 건강한 마을만들기 사업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서도 긴밀히 교류하는 것이 필요해요. 단지 사업중심, 하드웨어 중심, 시스템과 제도 보다는 우리도 변하고 주민들도 변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해요. 마을만들기 사업 자체가 한편으로 보면 하드웨어 적인 접근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맺기 등 소프트웨어 적인 접근이 더 필요하거든요.”

최근 민선5기 성남시도 마을만들기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행정조직 체계에 ‘마을마들기 팀’을 별도로 신설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비공식적이지만 민·관·전문가 그룹들이 새로운 거버넌스 형태를 구축해 성남형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황 감독도 이 모임에 결합해 함께 고민을 하고 있는데, 변화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과 추세를 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민참여 의식이 높아지면서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만들기 사업의 흐름으로까지 의식이 발전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여 지방정부가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주민자치 형태의 길로 가는 것은 고무적이고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성남시도 새로운 주민참여 방식,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들을 늘려가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는 시대정신을 반영해 민선5기 들어 시 행정이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같이 하고자 하는 것 같아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시정방침 구호인 ‘시민이 주인인 성남’, ‘시민이 행복한 성남’을 만들어 나가는 기초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사랑마루’도 나름대로의 역할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야지요.”

#. 이 기사는 성남투데이가 새롭게 창간하는 월간지 ‘TONG’(通)에도 게재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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