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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투어 잘 다녀왔습니다”

[독자기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켜내는 촛불

홍은숙 | 기사입력 2008/06/06 [01:11]

“닭장투어 잘 다녀왔습니다”

[독자기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켜내는 촛불

홍은숙 | 입력 : 2008/06/06 [01:11]
▲ 서울시청과 광화문을 뒤덮은 촛불들...(사진출저;민중의 소리)     © 성남투데이
온 나라가 촛불로 아름답게 수놓아지는 날들입니다. 대통령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위해 우린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들은 배후가 있다고 하며 우리에게 색깔을 덫칠하려고 하지만 이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를 거리로 거리로 나가게 하는 진정한 배후는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것을....
 
요즘 유행이라는 닭장투어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경복궁역에서도 촛불을 든다는 이야기에 그곳에 갔다가 그곳에서 만난 촛불님들과 함께 촛불을 인도에서 들었다는 이유로 저는 닭장차에 모셔지게(?)되었습니다.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며 우리는 촛불과 조그마한 손피켓을 들었죠. 정말 얌전하게요^^
 
그때까지만해도 저쪽에서 우리를 쳐다보고만 있던 경찰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인도에 있는 촛불들을 에워싸고 도로를 점거(?)하였습니다.
아니 왜 도로를 점거한 경찰은 옳고, 사람다니는 길 위에서 촛불을 든 우리는 범법자가 되는거죠? 정말 그들에게 되묻고 싶었습니다.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게 공포의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는 해산하지 않는다고 우릴 갈갈이 찢어놓았습니다. 정말 끔찍했습니다.

초와 손피켓을 든 무방비의 아니 정말 바보같은 우리 시민들에게 완전무장한 경찰은 정말 무서운 괴물같았습니다. 그들은 여지없이 우리를 같은 사람으로 보지않는지 폭력을 써가며 연행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자비하게 끌려갔던 여학생이 기절하였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무서워서 저항했습니다. 이러다가는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폭력적 진압을 시작한지  40여분도  되지 않아 우린 모두 닭장차에 실려갔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15명은 관악서로 갔습니다. 관악서에서 우린 꽉찬 48시간을 보냈습니다.

관악서 유치장에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인도에 그들은 도로에...우린 촛불, 그들은 방패와 곤봉을 들고....도대체 누가 잘못한건가요?
 
먼지나는 담요와 부실한 식사는 우리를 더욱 더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연행되는 우리를 위해 물대표를 맞으며 밤을 세워 촛불을 켰던 분들이 계셨고...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글을 통해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우릴 위해 그 무섭다는 전경들과 싸워주신분들. 물대포를 맞으며 싸워주신분들. 새벽에 옷과 먹을거리를 싸가지고와 나눠주신 분들....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비록 몸은 잡혀있었지만 제가 살아온 서른여섯해중 가장 감동적인 이틀이였고 닭장투어였습니다.
 
▲ 온 나라가 촛불로 아름답게 수놓아지는 날들입니다. 대통령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위해 우린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사진출처;민중의소리)     © 성남투데이

관악서로 연행된 다음날 우리는 낯선 분과 면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천둥이 치고 우박이 떨어지던 날. 봉천동 주민이 우리를 면회하러 오신거였습니다.((저보다  젊은 애기엄마였던거 같아요^^)

세 살짜리 아이를 안고 그렁그렁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모습으로 투명한 창저쪽 너머로 애기엄마와 만났습니다. 그동안 촛불에 가고 싶었는데 아이때문에 못갔다고....그래서 너무 미안했다고.....

그리고 어제 연행 소식을 듣고 너무 속상했는데 관악경찰서에 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다가 오게되었다고.....
 
바보같이 저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처음보는 그 아기엄마 너무 고마워서요. 법 없이도 살 그 아기엄마가 평생 경찰출입한번 안했을 것 같은 아기엄마가 우리때문에 경찰에 오기가 얼마나 고민되었겠습니까?
 
와서는 다치지 않았느냐며 미안하다며 이야기하는데 정말 저는 눈물만 흐르더군요. 저희는 고맙다는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혹시라도 이후에 무슨 일이 있으면(구속이라든지) 꼭 연락달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우린 면회를 마쳐야만 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을 하며...
 
다시 유치장으로 돌아온 저는 정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조금후에 그 아주머니가 넣어주셨다면서 형사가 약과 파스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여기저기 멍든 곳에 바르고 쑤신데 파스를 붙였습니다. 그건 사랑이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누는 사랑이였습니다. 우리의 촛불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시작되었지만 사람의 도리, 사람의 권리,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켜내는 촛불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오랜세월을 살다가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릴 위해 함께 해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착하게...그리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느 생각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성남청년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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