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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은 무슨 놈의 얼어죽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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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은 무슨 놈의 얼어죽을 얘기~”

설 명절 앞두고 열린 모란 민속5일장 ‘인산인해’…그러나 경기는 ‘실종’

한채훈 | 기사입력 2011/01/29 [08:42]

“설 대목은 무슨 놈의 얼어죽을 얘기~”

설 명절 앞두고 열린 모란 민속5일장 ‘인산인해’…그러나 경기는 ‘실종’

한채훈 | 입력 : 2011/01/29 [08:42]
2011년 1월 29일, 5일마다 열리는 민속장 모란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영하 12도라는 매섭게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어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모란장을 찾는 시민들의 수는 늘어만 갔다.
 
홀로 장을 보러온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부부가 함께 장을 보러 왔는가 하면, 할아버지 손을 꼬옥 붙잡고 구경 나온 손자까지… 설을 바로 앞둔 모란장은 각양각색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 설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모란장은 영하 12도라는 매서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렸다.     © 성남투데이

많은 이들이 찾는 민속장인만큼 장사도 어느정도 잘 될 것이라는 생각에 모란장 초입에 판을 벌려 놓은 엿장수 어르신께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손사래를 친다. 장사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명절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엿도 안 사먹으려고 한다”며 “차라리 명절이 지나가야 장사가 잘 되겠어”라고 하소연했다.

생선을 파는 좌판을 연신 정리하시는 어르신도 마찬가지다. “명절이 필요 없어요. 옛날에는 명절이 대목이라고 했지만 경제가 나빠선지 사람들이 도통 돈을 안 쓰려하네요”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모란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는 김 모씨는 “물가는 올라서 내릴 생각을 안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그래도 조상님들을 위해 쓰일 물품들이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것들을 고르려고 모란시장을 찾았다”고 이야기 했다.
 
▲ 모란 민속5일장 어물전에서 갖가지의 생선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성남투데이
 
모란 민속5일장 중간에는 포장마차도 자리 잡고 있었다. 포장마차 안에는 추운 발걸음을 옮기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 모녀도 있고, 소주와 막걸리를 한잔 기울이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 중 중년쯤으로 보이는 세 명의 시민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에서 살고 있는 두 명의 친구들이 성남에 거주하는 친구를 보기 위해 이렇게 찾았다가, 모란시장 포장마차에서 갓 튀긴 통닭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서너달에 한 번씩 모란시장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만난다는 그들은 “모란시장이 볼거리도 많고 마치 고향 같은 느낌이 들어 성남에 올 때면 꼭 모란장을 찾는다”고 말하며 “몇 남지 않은 전통 민속시장인 만큼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모란시장의 또 다른 명소는 먹거리 장터다. 골목에 위치한 어느 한 국밥집을 찾았는데, 그 곳의 사장님은 “요즘 구제역으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서 가격은 폭등하는 바람에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27년간 장터에서 국밥집을 운영해왔지만 너무 힘든 나머지 양심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서 각 천원씩 인상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국밥집에서 가장 중요한 소머리의 물량이 부족해 소머리국밥을 먹기 위해 들어오려는 손님들은 아쉬운 모습으로 뒤돌아서야만 했다.

▲ "품질 좋은 물건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성남시민들이 모란장을 찾아주시라고 당부하고 있는 모란민속시장상인회 최정택 회장     © 성남투데이

모란 민속시장상인회 최정택 회장은 “서민경제 침체와 더불어 추운 날씨라는 악재까지 더해 예년보다 모란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수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구제역과 조류독감 등으로 상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소상인들은 대책 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말로만 무역흑자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울러 최 회장은 “전통 민속5일장 모란시장이 성남시의 브랜드라 생각한다”며 “값 싸고 품질 좋은 물건들을 상인 모두가 합심하여 준비하고 있으니 성남시민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모란 민속시장에서 설 상차림에 쓸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는 시민들     © 성남투데이

1천여 명의 상인들이 꾸려나가고 있는 전통 민속5일장 모란장은 장터가 열리면 보통 하루 평균 5만에서 7만 명 가량이 찾고 있다. 또한 설 대목을 앞두고 열린 오늘 같은 날은 1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찾는 전국 최대 규모의 전통 민속시장이다.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큰 명절을 앞두며 민속장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일상생활에서 채우지 못하는 기억 저편어딘가에 있을 향토애와 향수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도심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모란장이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운영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민속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 모란 민속시장 골목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성남투데이
▲ 시민들이 가던길을 멈추고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둘러보고 있다.     ©성남투데이
▲ 성남동 새마을 부녀회가 29일 모란장에 나와 독거노인돕기 떡국떡판매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 건어물전을 운영하시는 어머니를 돕기위해 나와 일손을 돕고있는 여고생     ©성남투데이
▲ 추운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엿을 먹기좋게 깨트리고 있는 엿장수 어르신 ....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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