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선거는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이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올라가느냐 마느냐에 쏠려있다. 온 국민의 여동생이라는 탤런트 문근영이 예쁜 목소리로 선거참여를 호소해도 여론조사에서는 투표율이 40%를 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난히 올해는 선거관리위원회나 시민단체에서 메니페스토를 통한 정책선거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선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우선 후보들이 메니페스토에 대한 참여도가 미흡하고 후보간 토론을 기피하면서 정책과 능력에 대한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 유권자들도 정책에 대한 검증능력이 부족하고 여전히 지역감정이나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무조건 특정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개개 후보의 인물이나 정책검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성남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민단체들이 정책검증을 위해 공약제출이나 설문작성을 요구해도 대다수의 후보들은 외면하고 있고, 특히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이 유력시 되는 정당의 후보들은 후보토론회를 기피하고 서류상의 검증도 회피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높은 지지율이 굳어진 상황에서 괜히 토론회에 나갔다가 표만 깎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즉 유권자의 수준이 좌우한다. 유권자들이 지역감정이나 금권선거에 휘둘리지 않고 철저한 정책이나 인물검증을 통해 투표를 하게 된다면, 시민단체의 정책검증이나 후보토론회를 기피하는 오만방자한 후보자의 작태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명심해야할 사항이 있다. 바로 내년 7월 1일부터 주민소환제가 실시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부패하거나 위법한 행위가 사법부에 의해서만 단죄되었지만 앞으로는 주민들에 의해 직접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민주주의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보자들은 어떻게든 당선만 되면 그만이다라는 사고방식을 이제는 완전히 버려야 할 것이다. 사법부의 칼날이 예전과 같지 않으며, 요행으로 그 칼날을 피해간다 하더라도 민심을 잃으면 바로 그 직위를 박탈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월드컵에 온 국민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활공동체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시민들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531선거에서 진정한 권력주체인 유권자들이 눈 부릅뜨고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주기를 기대해본다.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공인노무사)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민운동, 다시 근본에서 출발해야"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