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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패밀 리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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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패밀 리가 떴다”

[이윤철의 K-리그 현장이야기] ‘일반인 볼보이’ 진행 뒷이야기

이윤철 | 기사입력 2009/04/28 [07:29]

“볼 패밀 리가 떴다”

[이윤철의 K-리그 현장이야기] ‘일반인 볼보이’ 진행 뒷이야기

이윤철 | 입력 : 2009/04/28 [07:29]
마케팅을 안 하기로 유명했던 성남 구단이 2009년 시즌부터는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조금씩 거론되는 이야기이다. 필자 역시 올해 성남의 홍보마케팅 팀에 입사하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노력 중이기도 하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홍보마케팅 팀은 하루하루 뭔가 특이한 아이템이 없을까 구상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일반인을 볼보이로 투입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중장년층 관중이 많은 성남 구단의 특성상, 부모님과 자녀를 1팀으로 묶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결국 ‘볼 패밀리가 떴다’라는 프로젝트가 탄생한 것이다.
 
▲ 성남일화의 마케팅 이벤트 "볼 패밀리가 떴다"     © 성남투데이

물론 경기진행 부서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예전에도 한번 시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을 볼보이로 투입한 사례는 사실 이전에도 있었고, 또한 볼 보이가 아닌 '볼걸'을 투입한 구단도 있었는데 기대만큼의 결과는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소 난색을 표하는 경기 진행부서의 우려를 설득하고, 결국 기존 볼보이들과 함께 일반인들을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성남 홈경기의 볼보이는 성남의 U-15 유스팀인 풍생중 축구부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기존 볼보이 옆에 일반인 팀(아버지+자녀)을 배치하는 것으로 계획 작업이 마무리가 되었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자를 받고, 그 중 선착순으로 당첨자 가족을 선정하여 연락을 하고, 경기장 당일에 해당 가족들을 만나는 것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도착하신 가족 분들께 간단한 사항을 전달하고 경기 진행부서로 같이 이동하여 교육을 받고 하는 것까지도 역시 문제가 없었다. 경기장 본부석으로 향하는 가족 분들의 눈빛에서 기대감을 느끼기도 했다. 특이하게 신태용 감독의 팬이라는 초등학교 여학생도 있기도 했다.

하지만 본부석 아래쪽의 대기실은 사실 혼잡했다. 경기 전 경기 진행부서에서는 선수단 에스코트를 담당하는 어린이들, 그리고 볼보이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사실 거의 ‘아수라장’ 이었다. 아이들은 울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보는 글쓴이가 다 ‘뼈 속까지 오그라들’ 지경이었다. 게다가 경기 진행 부서 동료 분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어린 아이들, 그리고 혈기 왕성한 중학생들을 컨트롤해야 하기에) 볼보이 이벤트에 참여하시는 가족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볼보이 교육이 끝나고, 무조건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경기진행 부서의 상관에게 간청해서 가족 분들을 팬 사인회 현장으로 이동시키려 하는 와중에 문제가 터졌다. 경기 감독관이 필자에게 다가와서 ‘이 분들은 어떤 자격으로 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상황을 설명하니 냉정한 경기 감독관은 다시 ‘연맹의 허가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으로 필자의 머리 속을 혼란하게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뒷수습’ 할 일들이 머리 속을 지나가고 거의 글쓴이의 정신 상태는 뭉크의 명작 ‘절규’처럼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경기진행 부서의 상관이 지나가고 있었고, 그 분께서 깨끗하게 해결해 주셨다. 역시 ‘짬밥(?)’은 대단한 위력을 지닌다. (가족 분들은 볼보이 복장을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으로 역할을 규정짓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팬 사인회에 참석한 후, 정해진 시간 안에 대기실로 돌아와 경기에 그분들을 ‘출전(?)’시킬 준비를 끝냈고, 결국 그분들께서 경기장 위의 한 일원으로 참석하시는 것을 보고나니 괜히 뿌듯해진 기분이 들었다.
 
▲ 볼보이로 나선 일반 성남팬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조를 이뤘다.(사진제공;성남일화)     © 성남투데이

그런데 하프 타임 때 다시 글쓴이가 ‘오그라드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반 종료 후, 다른 볼보이 가족 분들은 모두 다 대기실로 돌아왔는데, 본부석 반대편 중앙 쪽 관중석 아래쪽에 볼보이 1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미 들어오신 아버님께서 “지금 저기서 아이 엄마와 이야기 중이다. 알아서 잘 돌아올 거다” 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불안감이 몰려오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이미 경기장 위에선 유소년 축구경기가 진행 중이었는데, 혹시나 그 아이가 경기장 위를 가로질러 오지는 않을까 걱정도 밀려오고, 혹시나 돌발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빨리 경기장 반대편으로 가서 아이를 데려오려는 와중에 다른 어린이와 아버님은 “매점에 갈 수 있겠느냐”라는 문의를 하셨는데 죄송하다는 표현과 함께 불가능하다는 답을 드렸다. 그 상황에서 ‘고객의 만족’과 ‘사고 혹은 돌발사태 방지’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했는데, 필자의 선택은 후자였다.

10분도 남지 않은 하프타임에서 글쓴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뿐이었다. 경기장 반대편에서는 아이가 돌아오고 있지 않고, 글쓴이 옆에선 어린 아이가 아버지에게 배고프다고 하소연하고 있으니 정말 ‘뼈 속까지 오그라들’ 뿐이었다. 다행히 경기장 반대편의 아이는 무사히 잘 돌아왔고, 배고프다는 아이는 아버님께서 잘 설득을 하셨으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제 후반전 시작만 기다리면 되는데, 갑자기 다른 일이 생겼다. VIP 대기실에 국가대표 허정무 감독이 방문하였는데, 잠시 그쪽으로 가야만 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가서 급하게 처리하고 다시 돌아가니 이미 후반전은 시작하였고, 볼보이에 참여하시는 가족 분들 모두 경기장에 나가신 상태였다. 혹시나 몰라서 관중석 높은 곳에 올라가 점검을 해 보니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괜한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에 다 신경을 써야만 하는 게 필자의 일이기도 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님께 요청하여 가족 볼보이 분들을 위한 ‘미니 사인회’도 만들어 보면서 그분들께 소감을 여쭈었다. 대부분 먼저 하시는 말씀이 “가까이서 보니, 경기가 훨씬 재밌다. 전용구장이 이래서 필요하다. 관중석이 아니라, 피치 위 가까운 곳에서 보니 너무나 역동적이다. 매우 격렬하고 빠르다”라는 경기에 관련된 말씀을 하셨다. 볼보이 일과 관련해서는 “솔직히 우리가 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원래 볼보이 하는 학생이 다 알아서 했고, 또한 공이 그다지 밖으로 많이 안 나가서 움직일 일도 별로 없었다”라면서 일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가족들은 필자에게 “이런 기회는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축구팬들에게 이런 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면 더 좋아할 것이다 ”라는 해답을 주셨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서 뭐든지 해야 하는 직종의 종사자로서, 이런 팬들의 말씀은 소중하게 들리게 된다. /성남일화 홍보마케팅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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