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출마 정치신인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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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보고회장에서나 집집마다 배포한 의정보고서. ©우리뉴스 |
한나라당 고흥길(분당갑), 임태희(분당을), 민주당 이윤수(수정구), 조성준(중원구)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은 지난 달 의정활동보고서를 만들어 선거구의 집집마다 배포하거나 의정보고회장에서 이를 배포했다. 의정보고서엔 지난 4년 동안의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특히 이윤수의원과, 조성준의원은 2가지 종류의 의정보고서를 십여만부 만들어 무작위적으로 자신의 선거구에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은 몇달 전부터 선거구 곳곳을 누비며 하루 5∼6차례씩 의정보고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명분은 법안 등 의정활동에 대한 설명이지만, 사실상 선거운동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치신인들은 경력이 적힌 명함만 돌려도 법 위반입니다. 이에 따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자신을 알리려 하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친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정치 신인들에게 채워진 이런 족쇄는 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후보자로 선관위에 등록하면 선거사무원도 될 수 있고 e-mail 홍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 신인들은 법안 통과만 학수고대해 왔다.
다음주 중에 선거법이 통과된다 해도 정부 이송 후 공포까지 며칠이 또 걸려 신인들이 족쇄를 풀고 직간접의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은 겨우 한 달 정도가 됩니다. 이처럼 선거법 개정이 늦어질 수록 신인들은 불리해지고 상대적으로 현역 프리미엄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치 신인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수정구에 출마하는 민주노동당 김미희 후보는 “현역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며 "선관위나 시민단체에서 제시하는 안을 받아들여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후보는 “현역의원은 규제 매수 부수 등이 제한 없는 의정보고서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정치신인들을 규제하기보다 주민들의 접촉을 자유로이 해 주는 것이 공정한 게임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했다.
중원구에 출마하는 열린우리당 이상락 예비후보는 "새로운 선거법이 통과되면 정치신인들이 불리한 상황은 없어질 거라 보지만 현재는 불리한 현실이다"며 "현역의원들은 합법을 가정한 사전선거운동을 정치인의 도리로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보는 "지금의 선거법을 편법으로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현역의원들은 당선되어서 안된다"며 "유권자는 현역의원들의 사전선거 운동에 대해 양심으로 거부해야 하고 현역의원들은 정정당당하게 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을에 출마하는 열린우리당 김재일 후보는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처사로 원외위원장 등 정치신인들은 비탈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불공정한 형국이다”며 “120일 전에 선거운동을 하자고 해놓고 50일 전인 지금도 통과를 시키지 못하고 있는 정치관계법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후보는 “개정되는 선거법 역시 현역의원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어 정치개혁을 위한 차원이 아니다”며 “현역의원들이 ‘의원정수 미합의’라는 이유로 자신에게 도전하는 정치신인들의 발목을 묶어놓고 있는 것에 대해 공동책임을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정치관계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정부에 의한 공포절차가 끝나면 정치신인들에게도 합법적인 사전선거운동을 할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지금까지 당한 불평등과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불공정한 게임의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