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7시. 중부내륙지방에 한파주의보가 발령이 되는 등 올해 들어 가장 추운날씨 속에서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광장에서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어김없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성남바른시민모임>소속 회원들인 이들은 지난 해 7월 25일부터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야탑역에서 촛불집회를 계속해서 개최해오고 있다. 작년 그 치열했던 광우병 파동 속에서 촛불은 꺼지지 않고 1년이 넘어가도록 야탑역 광장에서 쉼 없이 밝혀온 것이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의 주일성사는 매우 성실한 행동으로 인정받듯이 작년 7월부터 이 추운 영하의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매주 수요일마다 촛불을 든 이들의 숭고한 싸움은 역사 속에서 칭찬받을 일이다.
이들은 지난 해 7월 25일. 광우변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인해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 이후 한 달만에 좀 더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다가 분당선 야탑역으로 장소를 옮겨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촛불집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야탑역 촛불은 기존시가지의 세이브존 광장의 촛불과 함께 성남지역사회에서 새로운 공론의 장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새로이 자리매김되는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광우병 사태부터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반민주적이고 잘못된 일들에 대해 저항의 의미로 촛불을 들면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대운하를 비롯한 24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퍼붓고 있는 4대강사업, 날치기로 통과한 언론악법, 그리고 오늘 사과 발표로 타결을 본 용산참사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100대 과제 중 국민정서에 이반된 정책과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들의 촛불은 지역사회를 연계하고 아우르는 지역의 촛불로 승화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도 성남지역 사회의 시민세력과 연대하여 지역현안 문제에 대해서 촛불집회를 함께 해왔지만, 지역밀착형 이슈를 함께 만들어 지속적으로 전개하지 못했다. 성남지역 최대 현안문제인 통합시 문제라든가 호화청사 문제 등을 다루지 못한 것은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와서 준비한 촛불이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실을알리는시민모임(약칭 진알시) 등 전국의 촛불모임으로부터 받은 이명박 정부관련 자료들은 야탑역 촉불집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지만, 지역 현안문제에 대해 평범한 직장인들로서 내용도 잘 모르고 이를 준비할 역량이 부족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앞으로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해서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연대의 장을 마련해 볼 고민을 지속해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가슴속에 켜둔 촛불, 이제 꺼내십시오!>라고 외치는 이들의 거룩한 싸움은 <역사는 끝났는가?>라는 어느 지식인의 책제목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들을 깊은 상념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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