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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째라식 공천'에 짓밟히는 지역정치
공(公)천 아닌 사(私)천,“지역정치 고민의 계기 삼아야”

[분다리의 세상읽기] 남효응씨 공천문제 지적 들을 만하다.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3/15 [15:00]

'배째라식 공천'에 짓밟히는 지역정치
공(公)천 아닌 사(私)천,“지역정치 고민의 계기 삼아야”

[분다리의 세상읽기] 남효응씨 공천문제 지적 들을 만하다.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3/15 [15:00]

16일 남효응씨는 우리뉴스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한나라당 공천탈락 사례 및 성남지역 4개 선거구에 대한 각당 공천현황을 나름대로 집어본 뒤 그 원인들을 살펴보면서 지금과 같은 공천시스템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각 정당의 공천기준과 공천 세부기준이 유권자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한나라당 분당갑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남효응씨의 문제제기는 참으로 신선하다. 유권자정치, 지역정치를 강화하고 건강한 정치적 대리인을 배출하자는 맥락에서 남씨의 문제제기를 함께 생각해보자. 우선 그의 말부터.
▲ 한나라당 분당갑에 공천을 신청한 남효응 후보는 "지금과 같은 공천시스템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사진은 고흥길의원의 공천심사위 간사직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우리뉴스

그는 우선 자신이 체험한 한나라당 공천탈락 사례에 대해 당초 약속한 상향식공천과는 달리 공천과정에서 후보자 사이의 동의를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 및 후보자 면접이 실시되지 않고, 당내경선도 시행되지 않고, 후보자 선정기준도 밝히지 않은 채 '배째라!'식 현역의원 공천으로 귀결되었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그는 전국의 지역구 공천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 성남지역 4개 선거구 공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요약하면 첫째 경선이 실시되는 경우 민주적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유권자의 요구가 무시되고 있다, 둘째 대개 중앙당으로부터 경선이 아닌 일방적인 공천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들의 원인을 그는 세 가지로 보고 있다. 그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의 표현을 약간 수정해 정리해보자. 첫째 공천이 대외적으로 표방된 것과는 달리 중앙당 각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본질적으로 공(公)천 아닌 사(私)천이란 얘기다. 둘째 지역언론의 역할부재와 시민단체의 무능으로 지역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출마예정자들이 준비정도가 낮아 낙하산공천에 들러리를 선다.

지금까지 정리한 것이 그가 공천문제와 관련해 던진 문제제기의 대강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그가 밝힌 원인들인데, 이는 이념적 계선과 정파를 넘어 유권자정치, 지역정치, 정치적 대리인이라는 세가지 핵심의 교차지점에서 깊이 있게 고민해볼만한 내용이다. 그의 문제제기에 화답하는 의미에서 일단의 생각을 풀어보자. 

첫째 원인은 지역정치가 그만큼 허약 내지는 부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정치는 지방자치 영역에 기반을 두고 필요에 따라 중앙에 정치적 대리인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그 반대는 결코 아니다. 이 점에서 앞으로 지방선거나 중앙정치 진출을 고려하는 이들은 지방자치운동을 통해 훈련과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각종 이익집단을 기반으로 정치에 나선 자들은 굳이 말할 것도 없이 '그들만의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방자치운동을 통해 제대로 된 정치적 대리인을 유권자정치, 지역정치는 걸러내야 한다. 동시에 이들이 지역정치, 유권자정치의 리더로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자연스럽게 지역의 요구에 따라 정치적 진출과 그 진출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둘째 원인은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에서 지역언론과 시민단체의 바른 선택을 위한 정보의 생산, 나아가 비판과 감시의 역할과 주로 관계된다. 이 점에서 우선 지역언론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꼴사나운 정치인의 나팔수 노릇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언론의 시각을 갖지 못하고 휩쓸려갈 때 유권자정치, 지역정치는 정말 희망이 없다. 지방자치 역시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의 무능에 관한 한 성남지역은 그런대로 시민운동의 전통이 있고 지역정치, 유권자정치와 관련해서도 나름대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만 정치적 대리인을 내보내는 문제만큼은 아직 취약하다. 반대로 분당지역은 아직 시민운동이 미약하다. 지역적 특성이 달라 시민운동의 내용과 방식, 조직형태도 다르겠지만 성남지역은 더 다듬고 분당지역은 새롭게 개척해야 할 숙제로 된다.

셋째 원인은 첫째 원인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지역정치를 지역정치의 대리인에 촛점을 맞춰 살펴본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대개의 출마예정자들은 지역정치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들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입지구축이라는 사욕을 앞세워 나온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 지역학습 정도, 정책과 현안을 다루는 마인드와 기술이 낮고, 이익집단의 대변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지역정치를 대변해온 지구당 위원장이나 현역의원들, 다수의 선거출마자나 출마예정자들은 비판의 대상이다. 바로 이들이 개인의 정치적 입지구축을 위해 지역정치를 희생시켜온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지역정치에 대한 고민없이 대충, 또는 무작정 선거에 뛰어든 이들은 틀림없이 그들만의 정치에 묶이고 만다. 강조하지만 사욕을 채우기 위한 특정인의 정치적 진출과 지역정치는 서로를 부르지 못한다.

혼탁한 선거판에서 남씨의 공천관련 문제제기는 참으로 값지다. 선거중,  무엇보다 선거후 성남의 유권자정치, 지역정치의 강화와 건강한 정치적 대리인의 배출을 위해 깊이 있는 고민과 실천이 있었으면 좋겠다. 알아듣는 사람 있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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