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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중원구에서 무너지고 있다"
탄핵반대 민심, '쇠망치'...신상진, '깨지기 쉬운 죽사발'

[분다리의 세상읽기] 중원구에서 한나라당은 왜 무너지는가?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3/27 [15:00]

"한나라당, 중원구에서 무너지고 있다"
탄핵반대 민심, '쇠망치'...신상진, '깨지기 쉬운 죽사발'

[분다리의 세상읽기] 중원구에서 한나라당은 왜 무너지는가?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3/27 [15:00]

중원구 총선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이후 급격히 쏠린 민심에 힘을 입은 열린우리당의 우세, 민주노동당의 약진, 탄핵에 앞장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몰락으로 특징지워진다. 중원구에서 이번 총선이 한나라당,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심판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는 27일 성남내일신문이 보도한 17대 총선 중원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 한나라당 중원구 신상진 후보.     ©우리뉴스
정당지지에 있어서나 후보지지에 있어서나 완전 바닥을 기는 한나라당의 경우, 16대 총선 직전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절반도 채안된다.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것은 다수 중원구 유권자들의 탄핵에 대한 반대여론이 핵심이유다. 총선은 지방선거보다 정치적 성격이 강하고 지역상황보다 전국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총선 뒤 열린우리당의 일당독재 우려"라는 농이 나올 정도. 한나라당에서 나온 이 농 속에는 무너지는 한나라당의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다.

역전을 위한 특별한 무엇이 없는 한, 그것도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 한,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것을 돌이켜 세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선거는, 특히 총선은 민심의 위력이 폭발적이다. 민심이 곧 천심인 것이다. 더구나 이번 총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다른 변수들은 거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두드러진 특성을 보이고 있다. 지역분열주의조차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중원구에서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이유에는 전국적 정치상황에 대한 민심 말고도 지역적인 정치상황에 대한 민심도 들어 있다. 민심 곧 유권자정치 입장에서  한나라당과 신상진후보가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나라당과 신후보의 경쟁력 상실을 설명하는 재료는 많다. 그리고 이 재료들은 실제 선거가 임박할수록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첫째, 한나라당은 공천과정에서 이미 열린우리당에 패배했다. 열린우리당은 경선후보들을 세워 예비선거를 통해 상향식공천을 실현했고, 그 결과 지역정치인 출신인 이상락씨를 총선후보로 결정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낙하산공천을 통해 오래동안 한나라당을 지켜온 김일주 전중원지구당위원장을 비롯, 다른 공천신청자들을 비민주적으로 거세시키고 신후보를 총선후보로 내세웠다. 

조성준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이상락후보 흔들기를 여러 방법으로 시도했어도 끝내 좌절되고 만 이유도 열린우리당이 상향식공천을 거쳤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경선과정에서 한계는 있지만 지역정치의 주인인 유권자들의 정치참여 욕구를 반영, 중앙정치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명분과 힘을 갖게 된 것이다.

둘째, 열린우리당은 상향식경선을 통해 힘을 모았으나 한나라당은 낙하산공천을 통해 힘을 분열시켰다. 비록 한나라당 김 전위원장이 무소속출마를 공개선언했다가 이내 신상진후보 지지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이는 힘의 증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왜? 낙하산공천이 뜻하는 것은 힘의 분열, 그 자체인 까닭이다. 

낙하산공천은 왜 힘의 분열인가? 김 전위원장의 신후보 지지는 결코 공천결과에 대한 승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전위원장은 신후보의 낙하산공천 조짐이 보일 때부터 지금까지 신후보의 힘을 빼는 데 공력을 들여왔다. 힘의 분열이라는 이유에는 다른 공천신청자들이 아직 신후보를 받아들였다는 증거가 없고, 공천탈락자인 이영성씨의 무소속출마도 덧붙일 수 있다. 

이 점에서 신후보가 김 전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지지로 돌아섰다고 "구국의 결정"이라 추켜세웠어도, 그것은 오히려 지푸라기 잡은 사람이 사실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상황임을 드러내줄 뿐이다.
▲27일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출마를 접고 한나라당 중원구 신상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우리뉴스
 

셋째, 신후보는 피선거권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중원구 유권자들이 납득할만한 충분한 해명 역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는 "당선되면, 당선은 국민의 뜻인데 대법원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으로 이미 중원구 유권자들 사이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신후보는 언제고 보궐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김 전위원장의 "거시기 치르기 전, 발기부전증에 걸린 사람"이란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넷째, 신후보는 과거 시민운동에서의 활동의 질에 대해 이견이 많고 낙하산공천 이후 이미 시민운동을 확실하게 떠난 사람이다. 확실하게 떠났다는 것은 결코 시민운동으로부터 지원과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뜻한다. 많은 시민운동단체의 회원들이 그가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의 시민운동 1세대 운운한 것에 대해서 가당치 않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의약분쟁 당시 의사들 입장을 대변하다가 지역으로 돌아온 신후보가 상임공동대표로 잠시 몸 담은 재개발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도 그와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했다. 한나라당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바로 사퇴서를 요구, 스스로 사퇴서를 작성하게 한 것.

이 사실이 뜻하는 것은 그가 성남의 시민운동이 내보낸 인물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운동이 지방선거나 총선에 참여할 때는 정치적 대변인을 내보낼 만한 필요와 명분, 그리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서다. 그러나 그는 오로지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홀로 총선에 뛰어들었을 뿐이다. 그와 시민운동은 아무 상관이 없다. 

다섯째, 신후보는 의사출신인데다가 한나라당 중원구 총선후보로서 구시가지 최대현안인 의료공백, 시립병원설립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바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주민발의에 의한 시립병원설립조례가 심사보류를 통해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그는 여전히 강 건너 불보듯 하고 있다. 오로지 피해가려는 태도가 전부다. 한나라당 수정구 김을동 후보와 지극히 대조적이다.

여섯째, 시립병원설립조례의 연기사태로 지역의 시민운동은 지금 특히 한나라당에 적대적인 분위기다. 이 적대적인 분위기는 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의 관련 시의원들이 소속된 정당의 총선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 표명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신후보는 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운동의 낙선대상이다.

일곱째, 신후보는 공식적인 발언들에서 말이 가볍다. 출마 기자회견 당시 피선거권에 대한 해명도 그렇지만, 이대엽시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대엽시장이 도움주면 받겠다고 발언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발언이다. 할 말 있고 안할 말 있는 법, 아무리 초짜라도 신후보는 말이 가볍다. 

정리하자. 탄핵에 반대하는 중원구의 민심은 이번 중원구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쇠망치다. 더구나 한나라당의 신상진후보는 깨지기 쉬운 죽사발에 불과하다.  중원구에서 한나라당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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