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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주 "노정권은 진보좌파" 주장
'김일주의 중도보수, 수구냄새 난다!'

[분다리의 세상읽기] 누가 보수를 달래주나?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3/28 [15:00]

김일주 "노정권은 진보좌파" 주장
'김일주의 중도보수, 수구냄새 난다!'

[분다리의 세상읽기] 누가 보수를 달래주나?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3/28 [15:00]

지난 24일 공개적으로 무소속 출마선언을 밝힌 김일주 전 한나라중원지구당 위원장이 3일만에 뜻을 번복, 신상진후보 지지를 들고 나왔다. 황당하다! 공개적으로 신후보를 비판해왔고 같은 맥락에서 무소속 출마선언을 한 그가, 태도를 돌변한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누가? 유권자들이!

▲ 27일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출마를 접고 한나라당 중원구 신상진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낙하산공천으로 인한 사적인 피해는 일단 접어두고 보수세력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뉴스
유권자들은 의심해볼 만하다. 무엇을? "어차피 김일주는 공천탈락으로 낙동강 오리알인데 결국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신후보로부터 자신의 값어치를 올리기 위해 그동안 꼼수를 부린 것은 아니었을까?" 사욕을 떠난 정치행위가 없다고 인정할 경우, 이런 의심은 가능하다. 이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며, 이는 김일주씨의 신후보 지지선언으로 신후보가 고스란히 안게 되었다.

기자에게 밝힌 김일주씨의 신후보 지지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탄핵정국 이후 한나라당은 지지율이 급감하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지지율이 초강세로 총선 뒤 열린우리당의 독주가 우려된다는 것. 둘째, 정치적 동지관계라고 밝힌 박근혜 한나라당 새 대표와 뜻을 함께 하기 때문. 셋째,낙하산공천으로 인한 사적인 피해는 일단 접어두고 보수세력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

세 가지 이유들 가운데 개인적인 이유는 단 한가지도 없다. 덧붙여 그는 이면에서 어떤 정치적 보상도 현재로선 약속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과연 그럴까? 물론 따질 일도 아니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해서 그냥 접어두자. 다만 무소속 출마선언 때와 신후보 지지선언 때가 엄청나게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입으로 두 말 했다는 혐의다.

그가 무소속 출마선언에 담은 메시지의 핵심은 낙하산공천으로 인한 사적인 피해의 호소였다. 그의 말을 빌면, "공천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내가 잘못되었나?" 본보에 보도된 것처럼 그가 "한나라당과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반대현수막을 내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그의 무소속 출마선언에 담긴 메시지는 사적인 피해의 호소이자 반한나라당, 바로 그것이다.

반면 신후보 지지선언에 담은 메시지의 핵심은 한나라당이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무소속 출마선언 때는 시쳇말로 '한나라당 망해라!' 해놓고는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급작스런 그의 태도 돌변에 이면에 무슨 정치적 거래가 있다고는 보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의 행위가 가벼운 것은 사실이다. 이 가벼움은 한나라당 수정구 김을동후보가 자신의 홈피에 올린 '네티즌 여러분께 올리는 고언'을 빌면 '소인배'의 행동이란 비판이 가능하다.

▲ 신상진 후보를 지지하며 무소속출마를 접은 김일주 전 한나라당 중원지구당위원장.     © 우리뉴스
그러나 이 가벼움도 접어두자, 사람은 때론 잘못할 수도 있고, 백보를 양보해서 때론 실수할 수도 있다고 보니까. 그럼 신후보가 "구국의 결정"으로 칭송한 그의 신후보 지지이유들, 그 지지이유들을 관통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메시지의 근거는 무엇인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이를 거론해보고 추출가능한 핵심결론을 내려보도록 하자. 정치는 결코 선동이 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메시지의 근거를 그는 기자에게 중도보수의 재건으로 제시했다. 중도보수? 내가 누구라고 말하는 것은 동어반복이어서 믿을 게 못된다. 내가 누구가 아니라고 말해야 비로서 내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법. 그가 말하는 중도보수주의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아니라고 말한 누구를 끌어와야 한다.

바로 신후보 지지선언 때 말한 '진보좌파'가 그것이다. 그는 진보좌파에 대해 외국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정확히 노무현정권이라고 밝혔다. 놀랍다! 노무현정권은 진보좌파연합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 이런 맥락에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노사모를 대표적인 진보좌파라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진보라면 이해가 가나 굳이 좌파라고 덧씌우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주장에 그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행동은 좌파적이나 대한민국 헌법체계 안에 들어온 사회주의자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사회에서 좌파는 소위 운동권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운동권내의 NL계열, PD계열을 예로 들기도 했다. 운동권을 좌파로 규정하면서 그는 "한국사회에 간첩이 50만명이라는 애기도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럼, 그가 말하는 중도보수는 그가 중도보수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빼면 된다. 좌파인 운동권 빼고, 합법적 사회주의자들인 민노당 빼고, 진보좌파인 노무현 지지세력 빼고 남는 것이 바로 중도보수가 되는 셈이다. 그럼 그가 말하는 중도보수는 뭔가? 유권자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보수인가? 

한국사회는 김대중정권을 거치고 노무현정권을 거치면서 중도와 진보의 층이 두터워졌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믿는 사람들조차 보수층이 많다는 통념도 깨지고 있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정권을 중도와 진보로 본다. 물론 민노당 입장에선 이 중도와 진보가 보수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중도보수는 이런 변화된 한국사회의 현실과는 무관하다. 그는 노무현정권을 중도를 뺀 진보에 상식에 어긋나는 좌파라는 색깔을 입혔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시대에 역행하는 색깔론이다. 바로 수구적인 발상이다. 그렇다. 그의 중도보수는 수구이거나 수구에 가깝다. 결코 상식에서 이해되는 보수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의 주장은 한나라당이 줄곧 진보는 나쁘다, 진보는 심판대상이다라고 주장해온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낡은 것이다.

과거 60, 70년대에 보수는 힘들더라도 경제발전을 통해 나름대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4년 오늘 중도와 진보는 상당히 두터워졌고 이들은 지금 탄핵을 결정적인 계기로 한나라당을 외면하고 있다. 보수의 일부조차 한나라당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 김일주씨의 주장에는 보수의 목소리가 없다. 누가 보수를 달래줄 것인가? 암만해도 한나라당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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